ADVERTISEMENT

[먹자GO] 수박맛 '오예스', 하드가 된 '쮸쮸바'…장수제품에 부는 리뉴얼 바람

중앙일보

입력

2003년 '설레임' 이후 국내 빙과 시장 신제품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한 롯데제과의 '죠·크·박' 아이스. [사진 롯데제과]

2003년 '설레임' 이후 국내 빙과 시장 신제품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한 롯데제과의 '죠·크·박' 아이스. [사진 롯데제과]

지난해 여름, 빙과 시장에 무서운 신인들이 등장했다. 롯데제과의 죠스바·스크류바·수박바, 일명 ‘죠·크·박’ 리뉴얼 제품들이다. 아이스바 형태의 죠스바·수박바를 떠먹는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한 ‘죠스통’ ‘수박통’, 수박의 속살과 껍데기 부분을 반전시킨 ‘거꾸로 수박바’는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짜 먹는 파우치 형태로 제형을 바꿔 출시한 죠·크·박 아이스 시리즈는 출시 50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2003년 파우치 형태 빙과의 원조격인 ‘설레임’이 나온 이후 지금까지 국내 빙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였다. 주 소비층인 아동 인구 감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빙수 전문점의 등장으로 수 년간 침체기에 시달렸던 빙과 시장은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거꾸로 수박바가 출시될 당시, 빨간 부분과 초록 부분의 비율을 놓고 한 네티즌이 의견을 피력한 SNS. 이처럼 익숙한 제품의 새로운 변신은 화제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이끌어 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거꾸로 수박바가 출시될 당시, 빨간 부분과 초록 부분의 비율을 놓고 한 네티즌이 의견을 피력한 SNS. 이처럼 익숙한 제품의 새로운 변신은 화제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이끌어 낸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죠·크·박’ 리뉴얼 제품의 성공 배경에는 30년 이상 수퍼마켓을 지켜온 오리지널 장수 제품들이 있었다. 죠스바는 1983년, 스크류바는 1985년, 수박바는 1986년에 출시돼 현재까지 꾸준히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이제는 호불호를 떠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제품들이다. 이런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는 리뉴얼 방식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줄이고 반가움과 호기심은 자극한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는 것에 비해 실패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열풍을 이어 받아 빙과뿐 아니라 제과 시장에도 장수 제품의 리뉴얼 버전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단순히 형태와 포장 방법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맛에 도전한 제품들도 등장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제품의 신선한 변신으로 소비 층 넓히기에 나선 것이다.

너무나 익숙한데…무엇을 어떻게 바꿨나 

'쮸쮸바'를 아이스바 형태로 변형한 롯데푸드의 '쮸쮸바 하드' [사진 롯데푸드]

'쮸쮸바'를 아이스바 형태로 변형한 롯데푸드의 '쮸쮸바 하드' [사진 롯데푸드]

롯데푸드가 1976년 출시한 ‘쮸쮸바’는 짜 먹는 길쭉한 빙과의 대명사가 됐다. 롯데푸드는 쮸쮸바를 아이스바 형태로 리뉴얼한 ‘쮸쮸바 하드’를 지난달 출시했다. 기존 쮸쮸바의 로고 디자인을 신제품 포장에 그대로 적용했다. 딸기·포도 두 가지 맛의 단단한 사각 아이스를 한 입 베어물면 쫀득한 식감의 아이스크림을 만나게 되는 형태로, 단단하고 쫀득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오리온은 츄잉캔디 형태였던 아이셔를 오래도록 씹을 수 있는 껌 형태로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은 츄잉캔디 형태였던 아이셔를 오래도록 씹을 수 있는 껌 형태로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도 지난달 ‘아이셔 껌’을 선보였다. 1988년 출시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아이셔’는 특유의 신맛으로 어린이들과 중고등학생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제품이다. 기존 아이셔는 씹으면 서서히 사라지는 츄잉캔디 형태였지만, 아이셔 껌은 바삭하게 깨지는 코팅 껌 안에 새콤한 파우더가 가득 들어있다. 사과·청포도·레몬 세 가지 과일 맛으로 구성됐다. 오리온 조윤미 과장은 “기존 제품과 신제품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마가렛트에 고로케 맛을 더한 롯데제과의 리뉴얼 제품. [사진 롯데제과]

기존 마가렛트에 고로케 맛을 더한 롯데제과의 리뉴얼 제품. [사진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마가렛트’에 고로케를 접목한 ‘마가렛트 고로케’를 출시했다. 당근·파·빵가루·감자 등 풍부한 재료를 속에 넣어 과자와 빵의 경계를 허문 제품이다. 전자레인지에 20초간 데워 먹으면 고로케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기호에 따라 케첩을 찍어 먹어도 어울린다. 롯데제과 안성근 과장은 “리뉴얼 제품이 아무리 화제가 돼도 오리지널 제품의 판매량을 따라가긴 어렵다”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된 오예스 수박은 올 여름까지만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사진 해태제과]

지난달 출시된 오예스 수박은 올 여름까지만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사진 해태제과]

해태제과는 파이류 간판 상품인 ‘오예스’에 제철 과일 수박맛을 더한 ‘오예스 수박’을 출시했다. 초록색 케이크 부분에는 천연 치자를 첨가했다. 빨간 속살에는 수박 시럽 양을 19%까지 늘려 맛·향·색감 모두에 수박을 담았다. 자일리톨을 넣어 청량감도 더했다. 냉장고에 10분간 넣었다가 차게 먹으면 수박 맛을 더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예스 수박은 8월까지 시즌 한정 제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오징어집'의 형제 상품으로 출시된 '오징어다리 달달구이'. 오리지널 제품과 리뉴얼 제품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사진 농심]

'오징어집'의 형제 상품으로 출시된 '오징어다리 달달구이'. 오리지널 제품과 리뉴얼 제품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사진 농심]

이름은 다르지만 장수 제품을 연상시키는 시리즈 형태로 신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농심 ‘오징어다리 달달구이’가 그 예다. 1992년 출시된 ‘오징어집’을 변형한 형제 상품이다. 오징어 몸통 모양인 오징어집과는 모양도 맛도 다르다. 오징어다리의 빨판 모양을 재현해 시각적인 디테일을 살렸고, 영화관 단골메뉴인 오징어다리 버터구이의 짭조름한 맛을 더했다. 패키지에 그려진 오징어다리 캐릭터가 영화관을 의미하는 3D안경을 쓴 것도 이 때문이다. 농심 천재하 과장은 “기존 오징어집 제품과 연계해 1020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