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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통신 |60억 인류에 맑은 소리·화면 보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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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광케이블 사용>
이제 올림픽은 단순한 체육행사를 벗어나 기술의 경연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80년 모스크바 올림픽부터 뚜렷이 나타났다. 따라서 컴퓨터와 통신 시스팀이 대회운영의 핵심이다.
현재 확보된 통신회선은 3만1친5백 개로 전화·팩시밀리·휴대용 전화·TV중계 등을 포함한다.
각 경기장과 전화국, 국제방송센터와 금산 지구국 사이에는 광케이블이 깔려 깨끗한 소리와 화면을 전송한다. 광케이블의 총 연장은 9천9백km.
특히 올림픽 주 경기장과 올림픽공원 체조장은 주요 행사와 경기가 치러지므로 광섬유 1 가닥에 6개 채널의 TV전송이 가능한 최신 광단국 장치가 시설됐다. 나머지 경기장에는 80여 회선의 국내서 개발된 DVOS(Digital Video Optic System)방식의 전송 시스팀이 채택됐다.
또 올림픽통신을 지원하고있는 삼성반도체통신은 교환기 28시스팀과 팩시밀리 2백 대, 다기능전화기 5백 대 등을 공급해 전국의 올림픽통신망을 하나로 묶었다.
이에 따라▲전국의 경기장을 잇는 구내통신망 ▲올림픽회관의 종합상황실과 올림픽위원회본부호텔을 잇는 화상회의 시스팀▲광통신 시스팀 등이 조화 있게 운영되는 것이 88통신의 특징이 된다.
위성지구 국의 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위성통신은 서울올림픽이 세계로 나가는 관문으로 금산·보은 지구 국 등 7개 위성국이 동원되고 통신위성도 태평양 위성·인도양 위성 등 6개가 활용된다. 금산과 보은 1국은 TV화면 및 음성회신을 맡고 보은2국은 TV만 6회선을 전송한다.,
그러나 기존 지구 국만으로는 피크를 이루는 용량을 충당하지 못해 서울여의도에 이동 지구 국 2기를 추가로 운영할 계획. 해외로 나가는 총 TV회선은 25개. 유럽방송연맹·미국·일본·캐나다 등은 전용회선을 확보, 24시간 방송하며 기타국가들은 국제공용 TV 8회선을 사용한다. 이 같은 위성통신의 응용은 64년 동경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최대의 회선 수다.
76년 몬트리올대회는 6회선, 모스크바 21회선, LA올림픽도 19회선에 불과했다.
통신에는 데이타의 전송도 중요하다. 1천4백80회선의 데이터 통신망은 올림픽 정보 서비스시스팀인 WINS와 연결돼 해외에서도 메시지 전달이나 정보검색이 가능하다. 이용자는 WINS터미널에 앉아 무선호출을 할 수도 있어 통신망과 전산망이 결합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제주에서 서울잠실 주 경기장까지 곡선으로 이어지는 총 4천6백13km의 성화봉송에는 11대의 이동통신시설을 갖춘 차량이 성화의 이동과 문화행사를 전 국민에게 신속히 보여준다.

<중계시스팀>
올림픽방송은 생방송이 많아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86년 멕시코월드컵대회의 실수가 좋은 예. 당시 멕시코의 통신당국은 국제간 음성방송회선을 잘못 연결해 프랑스 회선이 한국에, 한국회선이 캐나다로 가는 등 연속 5일간 국제방송에 혼란을 초래했다. 이 사고로 멕시코는 방영권료를 환불하는 등 망신을 당했다.
통신공사 황선문 전송기술국장은 『경기장에서 TV수상기까지의 시설 중 99%는 통신중계시설』 이라며 『40억의 세계인이 지켜볼 서울 올림픽 중계 시스팀은 드러나지 않는 올림픽승패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방송중계에는 TV가 국내의 1백97회선, 음성방송이 3천2백13회선이 운용된다.
각 경기장에서 광케이블이나 마이크로웨이브(무선)로 전송돼온 방송신호는 모두 국제방송센터 (IBC)로 들어온다.
원당 마술경기장· 도로사이클이나 이동카메라 등은 마이크로웨이브 무선전송을 주로 사용한다.
광전송은 케이블 주위의 전기·자기 등에 신호가 영향을 받지 않아 깨끗한 화면과 고감도의 음성이 전달된다.
국제방송센터 부근에 자리할 이동 지구 국에서는 바로 통신위성으로 전파를 쏘아 보낼 예정.
이런 사상 최대의 방송중계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통신공사는 미국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국제위성기구 (INTELSAT) 와 직통 컴퓨터 터미널을 IBC에 설치키로 했다. 국제위성기구는 국제간 위성통신을 통제 관할하는 기구.
IBC에서 직접 터미널을 통해 국제위성기구의 상황을 조회해 회선의 청약과 변경을 현장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86아시안게임에서도 5백 건의 청약변경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도 약 4천 건의 위성통신 청약변경이 예상된다는 것.
음성의 고급화는 주파수 범위가 넓은 Ⅲ·Ⅳ 규격의 방송방식으로 해결한다.
I규격은 3백 헤르츠∼3.4K헤르츠로 전화음성정도의 품질. Ⅲ규격은 라디오음성 수준이며 Ⅳ규격은 FM스테레오의 고음질을 갖는다. 미 NBC방송사는 14회선의 Ⅳ규격을 요구, 생생한 현장의 원음을 전송하길 바라고 있다. LA올림픽 때는 대개 I규격으로 만족했었다.
세계 최초의 5원 방송은 올림픽 중계의 하이라이트.
9월15일 서울 호텔 신라에서는 90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 발표식을 갖는다. 후보는 미국(앵커리지)·스위스 (로잔)·불가리아 (소피아)·노르웨이(빌리하므)·스웨덴 (오스토스토)의5개 도시.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국제TV회선을 구성해 5원 중계방송을 시도하는 것. 다원방송은 여러 개의 통신위성과 국가의 중계를 거치기 때문에 고도의 통신운용기술과 경험이 뒷받침 돼야 한다.

<통신의 혁명>
88올림픽에서는 참신한 통신서비스도 선보인다. 통신의 미래상이 잠시나마 앞당겨 실행되는 것이다. 통신공사는 신 서비스에 기동성과 편리함을 최대로 추구했다고 장담한다.
「오디오텍스」는 컴퓨터 음성처리 기술이 만들어낸 작품. 한국과학기술원 은종관 박사 팀이 개발했다.
일반전화로 9월10일∼10월10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156(한국어)·157(영어) ·158 (불어) 을 누르고 1∼5번까지의 원하는 정보서비스번호를 선택하면 3분간 경기결과 등을 제공받는다.
「휴대용 전화」는 들고 다니며 국내외 통화가 가능토록 한 것. 서울·안양·수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휴대용 전화는 1백90대가 공급된다.
「주파수 공영 무선서비스」도 88때 새롭게 등장할 통신시스팀. 10개 무선채널을 이용해 집단상호간 대화나 동시호출을 할 수 있다. 주파수가 같으므로 그룹 내 휴대자에게 동시 메시지전달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가입자가 사용하므로 1회 통화접촉시간은 1분. 서울과 근교에서 쓸 수 있다. 「국제 텔리텍스트 서비스」도 일부 국가에 제공된다.
텔리텍스트는 TV영상신호의 빈틈을 활용해 일기예보·주식 등의 정보를 문자나 도형으로TV전파와 함께 방송하는 것. 시청자는 TV에 부착된 부가장치로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다.
이 텔리텍스트에는 영국방송사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을 받아 서비스되는 것.
「창구통화장치」는 42개의 전신전화취급소에 설치해 시외 및 국제전화를 걸면 통화가 끝나는 즉시 요금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이번에 76대가 설치 운영된다.
한판 통신공사는 6백여 명의 영어·불어·스페인어 해득자를 확보해 활용키로 했다. 이들은 전신전화취급소나 통신교환대 등에 배치돼 이용자를 돕는다.
모든 통신업무가 전산으로 처리되는 것도 이번 서비스의 특징. 사용요금은 월 단위가 아닌일 단위로 계산이 가능하며 기자촌·선수촌 등에는 요금조회용 컴퓨터터미널을 놓아 이용자가 자기의 사용금액을 수시로 알아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아무튼 서울올림픽에 선보일 통신기술과 서비스가 깊이 연구되고 대회 후에도 유휴장비 없이 계속 활용된다면 통신의 유토피아가 성큼 다가올 전망도 할 수 있다.<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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