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는 스타벅스 슐츠 회장, 대선 출마설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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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이달 말 은퇴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은 그가 정계에 진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AP=연합뉴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슐츠 회장은 오는 26일 자로 사임한다. 미국 백화점 체인 JC페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마이런 얼먼이 후임자로 지명됐다.

26일자로 사임 후 명예회장직으로…후임에 마이런 얼먼 #민주당 후보로 종종 거론…대선 출마 질의에 “다양한 옵션 생각”

그의 사임을 차기 대선 출마 등 정계 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WP는 “이 움직임은 그의 미래에 공직에 출마할 계획이 있다는 추측을 야기한다”고 보도했다. NYT도 “그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을 부른다”며 “그는 종종 민주당의 잠재적 후보로 언급돼 왔고, 정치적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를 30년간 이끈 슐츠가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리얼리티 TV쇼 스타였던 트럼프와의 선거에서 훨씬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슐츠 회장은 대통령 선거를 고려하고 있냐는 NYT의 질의에 에둘러 답했다. “나는 다양한 옵션을 생각하고, 그것은 공공 서비스를 포함할 수 있다”며 “다만 아직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남았다”고 말하면서다.

슐츠 회장은 소외 계층 청소년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매일 에피소드적 혼란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과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행동과 언어들이 ‘이를 그대로 따라 해도 된다’는 일종의 면허를 준 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AP=연합뉴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AP=연합뉴스]

그는 “분열 심화와 세계무대에서 위상 등 우리나라에 대해 우려해왔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내가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고, 아직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라고 NYT에 말했다. 다만 “나는 우리나라에 봉사하고 싶지만,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공직에 출마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슐츠 회장은 1987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스타벅스를 77개국 2만8000개 이상 매장을 가진 세계적 브랜드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회장직에 올랐다. NYT는 “슐츠 하에서 회사의 재정적 성공은 엄청났다”며 “스타벅스가 1992년 기업을 공개한 이후 주가는 2만1000% 상승했다. 1만 달러를 그때 투자했다면 200만 달러 이상 벌었을 것”이라고 했다.

슐츠 회장은 앞으로 명예회장직으로 스타벅스를 지키게 된다. 그는 스타벅스의 사회적 영향과 관련한 책도 펴낼 예정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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