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협회 “네이버, 매번 회피로 일관 … 아웃링크 법제화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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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신문협회(회장 이병규)가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에 “포털 뉴스서비스를 아웃링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아웃링크’는 기사 클릭 시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자율적 관행 변경 사실상 불가능”

의견서에서 신문협회는 “아웃링크는 언론과 포털 간 합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그간 포털의 행태와 시장 구조를 살필 때 자율적 관행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 문제는 10여 년 전부터 제기된 것으로, 포털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 등의 회피 전략으로 일관했다”며 “아웃링크 전환은 매출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근시안적 셈법에 빠져 건강한 온라인 뉴스 유통 생태계 문제는 철저히 외면한 결과 뉴스의 편파성, 획일성, 댓글 조작 등 폐해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했다.

아웃링크 뉴스 서비스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는 공론장의 건강성 회복과 여론의 다양성을 꼽았다. 신문협회는 “포털은 ‘이용자 편의성’을 이유로 현행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전 국민의 70% 이상이 네이버라는 플랫폼의 똑같은 화면에서 동일한 뉴스를 소비하는 획일성·단편성에 대해선 고려되고 있지 않다”며 특히 “포털은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우기 위해 (속보 위주의) 통신사 기사를 내세우고 심층성을 갖춘 언론사의 뉴스 노출을 차단해 저널리즘 전반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웃링크로 전환할 경우 미디어 간 경쟁도 노출경쟁이 아니라 심층, 기획, 탐사보도 등 ‘콘텐트 경쟁’으로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아울러 “독자 특성별 맞춤 뉴스 등 차별화, 고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돼 디지털 시장에서도 저널리즘 가치가 구현될 수 있는 기초 토양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행 시기는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신문협회는 “이용자들이 약 15여 년 동안 네이버나 카카오의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어 일거에 아웃링크로 방식을 변경할 경우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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