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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금강산 가는 옛길 양구 두타연 풍경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두타연 폭포 위쪽 한반도 지형으로 파인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 박진호 기자

두타연 폭포 위쪽 한반도 지형으로 파인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 박진호 기자

“물맛 참 좋다. 금강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시원하네….”

한국전쟁 후 50여년 간 사람의 손길 닿지 않은 금단의 땅 #산양·노루·멧돼지 뛰어놀아 ‘두타연 사파리’라 불리기도

지난달 31일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위치한 두타연. 50대 남성 두 명이 두타연 상류 징검다리에서 흐르는 물을 양손에 담아 마시고 있었다.

이들은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근 뒤 징검다리를 건너 출렁다리로 향했다. 숲길을 따라 두타연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로 향하는 길엔 새소리와 함께 나무에 설치해 놓은 종이 바람에 날려 맑은소리를 냈다.

지난달 31일 찾은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 폭포. 박진호 기자

지난달 31일 찾은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두타연 폭포. 박진호 기자

최대 70㎝ 크기 열목어 최대서식지

전망대에 오르자 한반도 지형 모양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 물줄기는 바위 사이 폭포로 끊임없이 떨어졌다.

친구와 함께 두타연을 찾은 김왕권(55·경기도 용인)씨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잘 보존된 두타연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이렇게 깨끗한 곳을 찾은 건 참 오랜만이다”라고 말했다.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이 바위 사이를 헤집고 떨어지며 형성된 높이 10m의 폭포다. 폭포 아래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소가 있다.

이 소는 수심이 최대 12m나 된다. 물속엔 몸길이 30~70㎝ 크기의 열목어가 서식한다. 이곳이 최대서식지다. 폭포 주변은 암석으로 둘러싸여 마치 병풍을 보는 듯하다.

금강산에서 시작된 물이 흐르는 두타연 상류에 있는 징검다리. 박진호 기자

금강산에서 시작된 물이 흐르는 두타연 상류에 있는 징검다리. 박진호 기자

두타연을 찾은 관광객들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박진호 기자

두타연을 찾은 관광객들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박진호 기자

금강산에서 불과 35㎞ 떨어진 곳

이날 두타연 앞에 선 관광객들은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며 잇따라 탄성을 질렀다.

두타연은 금강산과 불과 35㎞ 떨어진 곳이다. 6·25전쟁 이후 끊어지긴 했지만, 금강산으로 가는 옛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은 50여년간 출입이 통제돼 오다 2004년 자연생태관광코스로 개방됐다. 이후 반드시 사전 출입신청을 해야만 관광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 11월부터는 당일 출입 관광도 가능해진 상태다.

두타연의 명칭은 천 년 전 존재했던 두타사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주변 관광 코스는 12㎞로 걸어서 이동할 경우 3시간가량이 걸린다. 일부 구간은 자전거로도 이동이 가능한데 코스에 따라 55~70분가량 소요된다.

두타연 폭포 하류에 있는 출렁다리. 박진호 기자

두타연 폭포 하류에 있는 출렁다리. 박진호 기자

두타연 조각공원에 있는 전차와 자주포. 박진호 기자

두타연 조각공원에 있는 전차와 자주포. 박진호 기자

두타사 옛터·출렁다리·지뢰체험장 볼거리 다양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볼거리와 마주하게 된다. 두타연을 중심으로 아래쪽엔 8.4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출렁다리가 있다. 다리 인근에는 지뢰 폭발 과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만든 지뢰체험장이 있다.

위쪽엔 천 년 전 존재했던 두타사의 옛터가 있고, 양구전투위령비와 전차, 자주포 등이 전시된 조각공원이 있다.

또 두타연 입구엔 소지섭길 51K 두타연 갤러리가 있다. 이 갤러리엔 배우 소지섭이 영화 촬영을 하면서 민통선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이 밖에도 두타연 주변에선 천연기념물 제217호 산양과 노루,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최성규(69) 문화관광해설사는 “두타연 주변은 전쟁 때 비행기가 날아다니며 지뢰를 뿌린 곳이라 자연환경이 깨끗하게 보존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겨울에는 산양과 노루, 고라니, 멧돼지 등 산짐승이 두타연 주변을 뛰어다녀 ‘두타연 사파리’라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두타연 입장은 하절기(3~10월)엔 오전 9시~오후 5시(최종 출입시간 오후 4시), 동절기(11~2월)엔 오전 9시~오후 4시(최종 출입시간 오후 3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엔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대인(만13~64세) 3000원, 소인(만7~12세) 1500원이다.

양구=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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