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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지선'이 뭔가요?…10대들의 선거 궁금증 풀다

중앙일보

입력

소중 학생기자들이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를 만나 선거와 정치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왼쪽부터 신경채·양유찬 학생기자, 국범근 대표, 지나현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들이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를 만나 선거와 정치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왼쪽부터 신경채·양유찬 학생기자, 국범근 대표, 지나현 학생기자.

오는 13일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날입니다. 지난해 대통령을 뽑았는데 또 선거를 하는 건 왜일까요. 어차피 투표권이 없는 우리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일까요. TV·신문에 나오는 뉴스를 봐도 궁금증이 쉽게 풀리지 않는데요. 그런 소중 독자 여러분을 대신해 학생기자단이 국범근 쥐픽쳐스 대표를 만났어요. 그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젊은 층에게 시사 이슈를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동영상의 주인공으로 유명하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와 정치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동행취재=신경채(세종 온빛초 6)·양유찬(대전 목양초 5)·지나현(서울 용강중 1)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지방선거가 뭔가요. 또 대선은 뭐죠.
대통령 선거, 줄여서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말해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에 치른 대선에서 1등을 해서 지금 대통령을 하고 있죠. 대선은 5년에 한 번 치러요. ‘총선’이라는 것도 있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인데 4년에 한 번 해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서 법을 만드는 대리자예요. 2년 전에 총선을 했으니까 다음 총선은 2년 뒤에 있을 예정이고요.

‘재·보궐선거’도 있어요. ‘재보선’이라고도 불러요. 국회의원의 임기가 4년인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어요. 큰 잘못을 저질러서 의원직을 잃거나 다른 선거에 나가려고 사퇴하는 경우 등이죠. 그렇게 되면 빈자리가 생기잖아요. 다음 선거 때까지 비워두고 기다릴 수 없으니까 그때까지만 일할 사람을 뽑는 거예요. 큰 선거가 있을 때 겸사겸사 같이 치르기도 해요. 이번 지방선거 때도 12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선이 함께 치러져요. 그럼 지방선거는 뭘까요. 그 지방에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높으신 분들’을 뽑는 선거라고 보면 돼요. 시장, 도지사, 시·도의회의원, 교육감 등이죠. 지방선거도 4년에 한 번 해요.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볼 만한 특징,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사실 어떻게 보면 이번 선거는 재미가 없어요. 지난번 선거를 치렀던 2014년에는 누가 이길지 모르는 접전 지역이 많았죠. 그래서 투표하는 날까지도 과연 누가 이길까 말이 많았어요. 투표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결과는 다르게 나온 지역도 있었고요. 그때는 *여당과 야당이 거의 반반씩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이 연출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야당 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적어요. 이전의 다른 선거에서는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에서 누가 당선될지가 관건이었는데, 이번에는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여당이 압도적이에요.

반면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이 강세였던 경상도 지방에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시장이나 경북도지사 같은 자리를 놓고 누가 승기를 잡을지 지켜봐야죠. 또 하나 눈여겨볼 곳은 제주 지역이에요. 원래 제주도지사를 하고 있던 원희룡 후보가 보수정당인 바른미래당에 있다가 당을 나와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인기가 많아요. 다른 지역들에 비해 엎치락뒤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는 조용하다는 점도 특징인데요. 선거철마다 이슈가 되는 정책이나 키워드가 이번에는 잘 보이지 않네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회담 같은 중앙의 이슈가 워낙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여당·야당 -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여당이 됩니다. 반대로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않은 정당이 야당이 되죠.

-선거에는 여러 후보가 나오는데 어떤 점을 보면 좋을까요.
후보자가 평소 어떤 소신을 가졌는지 보는 게 좋아요. 후보로 나서면 누구나 다 “여러분에게 봉사하겠다”고 말하는데,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봐야죠.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그 사람의 이미지나 슬로건(구호)뿐만이 아니라, 정말 능력이 있고 준비된 사람인지 정책과 공약을 따져봐야죠.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앞으로 일을 잘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돼요. 지난번 어떤 자리에서 일을 잘했다고 평가를 받았는지 하는 것 말이에요.

또 후보자가 과거에 공약했던 게 얼마나 잘 이행됐는지도 따져봐야겠죠. 새로 내놓은 공약이 정말 지킬 수 있는 건지도 봐야 하고요. 누구나 좋아할 만한 허황된 공약을 던지는 경우도 있어요. 만약 어떤 후보가 ‘모든 사람에게 천만원씩 쏘겠다’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이런 선심성 공약으로 인기에 호소하는 전략을 ‘포퓰리즘(populism)’이라고 해요. 후보자의 공약이 포퓰리즘에 기댄 것은 아닌지 살펴보세요.

북미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미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선거를 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왜 북미회담에 더 관심이 많을까요.
북미 정상회담도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가 약 70년 동안 분단된 채 살아왔잖아요. 한국전쟁(6·25전쟁)은 엄밀히 말하면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잠시 멈춘 것뿐이죠. 우리는 평화를 일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실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 세월을 살아왔어요. 늘 평화를 위협받을 수 있고 언제 다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지금까지 불안하게 유지된 평화를 확실한 평화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최근 이뤄지고 있는 거예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지방선거도 큰 이슈지만, 사상 최초로 열릴지 모를 북미회담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선거와 회담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을 갖는 게 바람직하죠.

-고대 그리스에서는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이디오테스(idiotes)’라고 불렀다고 하던데요. ‘바보’를 뜻하는 말의 어원이래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왜 바보라고 표현했는지 알 것 같아요. 정치는 우리 삶과 관련된 것이라서,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건 자기 삶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같은 얘기거든요. 정치에 무관심한 건 내 권리를 포기하는 거예요. 내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는 교환권이 있는데도 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런데 관심을 갖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요. 사는 게 바쁘고 힘들어서 그럴 수 있죠. 또 처음에는 관심을 갖고 참여했는데도 어떤 실질적인 변화가 느껴지지 않아서 그런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전교회장을 뽑았는데 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 없고 학교생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음번에 열심히 투표할 마음이 생길까요? 아닐 거예요. ‘열심히 해봤자 뭐 하나’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이런 걸 ‘정치 효능감이 부족하다’고 표현하는데, 심각한 문제입니다. 정치 효능감이 낮은 건 국민들의 책임보다는 정치를 만드는 사람들과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특히 성인이 될 때까지 투표권이 없는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의 정치 효능감이 매우 낮아요. 우리 사회가 다 같이 노력해서 바꿔야 하는 문제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내가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소중 학생기자단의 '내가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면'

-투표권이 없는 우리들이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요.
우선 투표권을 가져오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해요. 공적인 결정에 참여할 권한을 달라고 하는 거죠. 자신들의 권리가 확대되도록 계속 주장하고 압력을 넣는 거예요. 물론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조직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게 사실이죠. 그러다 보니 관심을 갖기 힘들게 되고요. 악순환이에요. 일단 주변 친구들에게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설득하는 게 먼저일 것 같아요. 많은 친구들이 관심을 가질수록 압력이 늘어날 거고, 그러면 어른들도 외면할 수 없게 되거든요.

정치라는 게 멀리 있는 것 같고, 어려운 것 같고, 양복 입은 아저씨·아줌마들만 모여서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 삶을 결정하는 문제예요. 완전히 떨어져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생활을 결정하는 문제죠. 학교가 운영되는 방식이나 교칙에 대해 친구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면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교칙을 바꿀 수 있잖아요. 그런데 관심이 없고 누가 회장이 되든 어떤 규칙을 만들든 흘려보낸다면, 교칙을 만드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만들겠죠. 정치하는 사람들이 우리 눈치를 보고 우리를 위한 정책을 펼치도록 관심을 가져야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교육감 선거권을 만16세부터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가장 영향을 받는 건 학생들인데 정작 투표는 할 수 없으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죠. 당연히 교육감 후보자들은 학부모나 선생님,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정책을 준비할 수밖에 없어요.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힘, ‘보트파워(vote power)’가 학생들에게 없으니까요. 특히 청소년과 어른들의 의견이 부딪히는 문제에서는 어른들의 편에 서게 됩니다.

참정권은 기본권의 문제예요. 청소년들에게 투표권 주는 것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정치적으로 미숙하고 어른들에게 휘둘릴 위험이 있어서 안 된다’고 말하죠. 하지만 다른 세대들도 참정권 행사를 위해 자신이 얼마나 판단력이 뛰어난지 입증하지는 않아요. 지적장애인이나 치매 노인도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어요. 대학교수나 대학생이나, 소득이 많든 적든 어떤 배경에도 상관없이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게 기본권이기 때문이에요. 기본권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게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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