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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3% 시대…금리 인상기 예금 활용법은

중앙일보

입력

얼마 전 정기적금 만기가 만료된 주부 민모 씨(36)는 고민에 빠졌다. 다시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싶지만, 금리가 계속 오를 거라는 얘기를 들어서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상품에 가입하려면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 3년간 돈을 묶어둬야 해서 부담스럽다.

저축은행 최고 3.1% 상품 출시 #고금리 상품 출시 줄 이을듯 #단기채나 MMF도 고려할 만

 민 씨는 "주거래 은행에선 최고 예금금리가 2.72%에서 오르지 않는다"며 "조만간 3%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이 나올 것 같긴 하지만 3년 만기 조건이라 당장 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하면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시 예금금리 3% 시대다. 고금리 예금 상품을 주도하는 곳은 저축은행이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일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51%다.

올해 초 2.43%에서 매달 오르고 있다. 2년짜리와 3년짜리는 각각 2.59%, 2.62%다. 일부 저축은행은 이미 3%대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한시적인 특판으로 3~4%대 예금 상품은 있었지만, 상시로 판매하는 상품은 수년 만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9일 최고 연 3.1% 금리를 제공하는 'SBI 스페셜 정기예금'을 내놨다. 3년 가입이 기본 조건이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중도 해지해도 연 2.6%의 금리를 보장해준다.

1년짜리 중에서도 높은 금리는 있다. 아주 저축은행과 엠에스 저축은행은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2.75%의 금리를 준다.

SBI저축은행 로고.

SBI저축은행 로고.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 높다. 자금 조달 수단이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주로 수신상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예금상품보다 1~2%포인트를 더 주는 특판 상품 출시도 잦다. 앞으로 이런 특판 상품을 비롯해 상시로 고금리를 주는 예금상품 출시는 더욱 잦아질 거란 전망이 많다. 주로 예금으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특판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채나 어음 등 자금 조달 수단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수신상품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저축은행은 유동성 규제 단위가 석 달 단위이기 때문에 한 달 단위인 시중은행에 비해 고금리 상품을 내놓을 유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저축은행 업계 가계대출 증가율을 7%로 제한한 것도 변수다. 저축은행별로 고객을 선점해 묶어두려면 예금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예금 상품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금융 소비자라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또는 저축은행중앙회에서 거래 저축은행이 믿을 만한지 검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총 여신에서 회수에 어려움 있는 여신 비율)을 따진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 이하가 적절하다.

또 예금자 보호법이 보장하는 한도는 원리금 5000만원 이하다. 이를 초과한다면 은행별로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

하지만 아직은 예금만 믿고 재테크를 하기엔 갈증이 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 수탁 규모가 큰 VIP 고객은 아직 정기예금에 큰 관심을 보이진 않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어떤 상품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이기 때문에 자산 관리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월 기준 2%다. 같은 통계에서 금리가 3%대를 기록한 것은 약 5년 전인 2013년 3월(3.04%)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릴 가능성이 큰 만큼 3년짜리 예금 상품에 돈을 묶어두기보다 당장은 만기를 짧게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아예 6개월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거나, 1~3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정기예금은 아니더라도 유사한 방식으로는 우량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정선미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부장은 "정기예금처럼 기간별로 돈을 묶어두는 상품은 우량등급 채권이 들어있는 사모펀드 등을 고려할 만하다"며 "6개월짜리가 2.1%대, 1년짜리가 2.4%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낮은 리스크로 시중은행 정기예금보다는 다소 높은 이자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 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계약 등 급전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여유자금이 있다면 머니마켓펀드(MMF)에 잠시 예치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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