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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 민주당 양승조 "안희정 빠진 충청대망론 주인공은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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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은 올해 초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차기 주자였던 안희정 전 지사의 대망론으로 들썩였다. 사상 첫 충청권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가 지난 3월 미투(MeToo)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현지에 큰 충격파를 일으켰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도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내연녀 스캔들이 터지면서 중도 하차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민주당 공천장을 거머쥔 이가 천안병 지역구 의원이었던 양승조 후보다.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가 29일 충남 청양군 전통문화전수관에서 유권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송승환 기자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가 29일 충남 청양군 전통문화전수관에서 유권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송승환 기자

양 후보와 29일 하루 일정을 함께 하며 밀착마크를 했다. 양 의원은 “충청권에는 미래의 대통령을 배출하고자 하는 집단적인 욕망이 있다”며 “시대의 흐름에 부합한다면 언제든지 충청 대망론은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전 지사의 미투 파문이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거의 없다고 본다. 안 전 지사 미투 사건은 그분의 개인적인 일탈 행위다. 도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나 정당과는 별개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그 뒤론 충청 대망론을 이어받는 건가.
대망론은 국민적인 여론과 사회적인 분위기에 달려있다. 제가 20대 국회에서 충남에서 내리 4선을 선택 받은 유일한 국회의원이었다. 제 나이가 아직 60대가 아니고 4선 의원을 거쳐 충남지사를 맡게 된다면, 대망에 대한 꿈이 전혀 없다라고 말하는 것도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일단 도정을 맡아서 평가를 받는 게 우선 순위다.

양 후보와의 인터뷰는 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됐다. 그는 차 안에서 연양갱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고 쌓여 있는 10여 건의 부재중 통화에 응답했다. 양 후보는 대화 중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자주 언급했다. 선거 사무소 현수막에는 ‘문재인 당 대표의 사무총장’이라고 적혀 있었고, 지난 3월 출간한 저서명도 ‘문재인의 사무총장, 충남을 열다’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인터뷰 중인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송승환 기자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인터뷰 중인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송승환 기자

4선을 했지만 인지도가 낮고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정치인이 돌출 발언 등으로 쉽게 유명해질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4선을 한 건 이유가 있지 않겠나. 의정 활동 14년간 법안 발의가 449건, 대표발의 해서 통과된 게 136건, 본회의 출석률은 95%가 넘는다. 당이 어려울 때 비상대책위원장,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당직도 여러 번 거쳤다.
민주당 내 비문으로 분류되는데 선거 운동은 문재인 마케팅이다.
일단 저는 비문이 아니다. 2011년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비서실장의 맡아서 그런 이미지가 생겼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할 때 사무총장을 맡는 등 친문쪽과 교류가 더 많았다.

양 후보가 상대하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는 두 번의 대선 후보를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20대 총선을 제외한 6번의 총선에서 모두 살아남아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이 있고 그 중 4번은 고향인 충남 논산에서 뽑혔다. 양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왼쪽) 충남지사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왼쪽) 충남지사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 [연합뉴스]

한국당 이인제 후보는 유명세가 장점이다.
너무나 유명한데 부정적으로 유명한 분이다. 결정적으로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 후보다. 반대로 저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한 사람이다.

이날 양 후보는 첫 일정으로 오전 8시 30분에 청양군 가파마을의 임원간담회에 참석했다. 충남 청양·부여·예산군은 지난 19대 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보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준 지역이다. 양 후보는 마을 주민들에게 도농간 소득 격차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설명했다.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의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선대위 여성위원회 임원회의'에 참석한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송승환 기자

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가 29일 충남 천안의 선거 사무소에서 열린 '선대위 여성위원회 임원회의'에 참석한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송승환 기자

충남 남부 농촌 지역은 과거 자유선진당을 지지했던 보수 세력이 강하다. 반대로 양 후보는 북부 지역인 천안에서 의원을 했다.
과거 선진당 지지 세력은 한국당에 흡수돼 여전히 깊고 넓게 충남에 분포한다. 농·어업 지역은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약한 게 틀림없다. 도농간 균형 발전 계획을 제시하고 고령화 대책을 제안해 그 분들의 마음을 얻는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에선 부동층 규모가 상당하다. 부동층 대다수가 ‘샤이(shy) 보수’ 아닌가
물론 샤이 보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상황을 유리하게 해석하는 오차를 감안해도 큰 흐름은 우리가 가지고 있다. 부동층도 갈수록 크게 줄고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지지도, 당 지지율 등 큰 흐름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다.

도민들은 차기 지사의 첫 번째 과제로 어려워진 지역 경제 부흥을 꼽았다. 일부 상인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해서 사람을 쓸 수가 없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양 후보는 “내수 경제는 최저임금 인상 전부터 어려웠는데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건 논리적 비약이 있는 주장”이라며 “돈 쓰기를 어려워 하는 도민에게 일자리와 복지 혜택을 동시에 제공해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청양·금산=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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