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여전사 이하진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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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7세 처녀기사 이하진 초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얼마 전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을 불계로 격파하더니 여류명인전 본선에선 전기 우승자 조혜연 6단을 격침, 패자전으로 몰아냈다. 여류명인전 승자 4강에 오른 이하진은 박지은 5단과 격돌한다. 만약 박지은 5단마저 꺾는다면 이하진은 여자 바둑의 트로이카로 불리는 루이.조혜연.박지은을 모두 격파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여자바둑의 새로운 강자가 막 탄생하려는 순간이다.

이하진은 또 한국바둑리그 예선에서 김명완 6단을 격파하는 등 강한 남자 기사들에게도 무서운 펀치력을 휘두르고 있다. 대전에서 자란 이하진 초단은 지난해 11월 프로가 된 초년생이다.

일산의 차수권 도장에서 공부해 이 도장이 배출한 '프로기사 1호'가 됐다.

이하진이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여전사' 루이 9단 뺨치는 놀라운 전투능력 때문이다.조혜연 6단을 이길 때도 시종 예상을 뛰어넘는 강타를 연발하며 공격 일변도의 바둑으로 승리했다.

이하진의 첫번째 목표는 여자바둑의 일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처녀의 꿈은 좀 더 크다. 이하진은 이창호-조훈현을 꺾고 국수전에서 우승한 루이 9단처럼 전 기사가 참가하는 정규기전에서 남자들을 모조리 꺾고 우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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