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대책 발표 불구 낙관 불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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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단 7백선에서 멈춰>
8월 들어 움츠러들기만 하던 증세가 정부의 잇단 부동산투기억제대책 발표와 기관투자가의 강력한 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 7백선 언저리에서 일단 중심을 잡았다.
부동산투기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으로 발표 당일 소폭 하락세를 보인 주가는 바로 다음날인 11일 대책의 내용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새로운(?) 인식으로 향후 시중 부동자금이 다시 증시로 몰려들리라는 기대를 타고 하루만에 20포인트 이상 오르는 초강세 국면을 보이며 7백선 회복에 성공했고 거래량도 급증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12일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7백15선에 이르면서 경계매물이 나와 결국 7백15밑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아직도 증시주변의 여건이 완전히 낙관할만한 단계가 아니라는 분위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 내주의 동향을 주목해야 할 듯 싶다.

<경쟁률 10대1도 안돼>
최근 들어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예년보다 훨씬 낮아지는 등 인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는 공개기업의 주식공모가 와도 관련이 깊은데 1월부터 6월말까지 공개기업들의 평균 발행 가는 7천7백90원 이었으나 증권업무 자율화가 실시된 7월에는 8천3백50원, 8월에는 1만8백원으로 오르는 등 점차 발행가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6월까지만 해도 공모주 청약비율이 10대1 이하인 공개기업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나 지난 8일과 9일 공모주 청약을 받은 동아 타이어 등 8개 사 가운데 4개 사가 10대1에 훨씬 못 미치는 극히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같이 경쟁율이 떨어지는 것은 높은 발행가외에도 ▲7월까지만 해도 한 달에 두 차례 공모주 청약을 받았으나 8월에는 3차례에 걸쳐 받기 때문에 그만큼 자금회전이 어렵다는 점 ▲공모 금액이 점차 대형화하고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발행가보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유통시장을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걱정하기도.

<투자자문사 난립 우려>
지난 4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투자자문회사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한데도 신규사 설립이 계속 늘고 있어 과당경쟁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 자문업의 올해 시장규모를 대략 5천억∼6천억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비싼 돈을 주고 스카웃 한 고급인력의 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1개 사당 손익분기점은 대략 계약고 1천억원 정도로 추정, 현재 25개사에 달하는 투자자문회사가 갈라먹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상태.
실제로 7월말까지의 숱한 계약실적을 보면 가장 많은 대자가 2백50억원, 대신이 2백10억원에 불과 하는 등 극히 미미한 상태인데 아직도 적잖은 수가『신규업종 치고 돈 안 되는 게 없더라』『라이선스는 우선 따놓고 보자』는 식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어 난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봉욱·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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