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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바라면 UFG 중단, 여종업원 송환하라"···다시 날세운 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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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자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동시 압박을 재개했다. 29일 관영 매체를 통해 2016년 탈북한 중국 내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들의 송환과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종업원들이 지난 4월 입국해 보호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 저장성 류경식당에서 탈북한 종업원들이 지난 4월 입국해 보호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남 압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나왔다. 통신은 여성 종업원의 탈북이 박근혜 정부의 “반인륜적 범죄”라며 “비호하려 든다면 적폐 청산을 바라는 남조선 민심에 대한 노골적 거역이고 판문점 선언 이행에 역행하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논리를 여성 종업원 탈북 문제에 접목했다.

또 종업원 탈북 문제 처리가 “북남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바라는 남조선 당국의 성의와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송환 문제가 이산가족 문제와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미 압박을 재개한 29일 노동신문 6면 기사.             [노동신문 캡쳐]

대미 압박을 재개한 29일 노동신문 6면 기사. [노동신문 캡쳐]

이날 노동신문은 ‘대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는 논평에서 “미국이 회담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상대를 힘으로 위협 공갈하는 놀음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ㆍ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한 뒤 자제하던 대미 비난을 재개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노골적인 적대감”에 이르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훈련 중 활주로 피해복구훈련(FTX) 장면. UFG는 통상적으로 실제 전략자산들은 실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한다. 포항=프리랜서 공정식

지난해 8월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훈련 중 활주로 피해복구훈련(FTX) 장면. UFG는 통상적으로 실제 전략자산들은 실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한다. 포항=프리랜서 공정식

노동신문은 “조미가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안고 대화를 향해 마주 가고 있는 때에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합동군사연습을 굳이 벌여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남조선과 결탁하여 우리를 위협해 나선다면 미국의 안전도 그만큼 엄중한 위험에 빠져들게 된다”며 “지금이야말로 미국이 자기에게 이로운 것이 어떤 것인가를 똑바로 구별하고 처신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UFG에 대해선 한·미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방어적으로 해 왔던 연례적인 훈련이어서 현재까지는 특별한 변동 없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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