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하나된 부활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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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맞아 16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합예배가 처음으로 열렸다. 변선구 기자

16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부활절. 이날 전국의 교회와 성당은 부활의 참뜻인 인류 구원의 사랑과 희망이 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신도로 가득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박종순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회장 박경조 주교)는 이날 오후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약 5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 주최했다. 보수 성향의 한기총과 진보 성향의 KNCC가 공동으로 부활절 예배를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올해는 더욱 뜻 깊은 부활절이 됐다. 지난해까지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한부연)가 주관해 외형적으로만 부활절 연합예배를 치러왔다.

김삼환(명성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개신교계 지도자를 비롯해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맹형규 전 의원,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예배의 주제는 '생명과 화해의 주, 예수 그리스도'. '생명'은 개신교의 새로운 소망과 비전을 나타내고 '화해'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와 남북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설교는 보수 쪽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맡았는데, 이 설교문의 초안은 진보 신학자로 잘 알려진 채수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장이 작성해 관심을 끌었다. 조 목사는 "컵 안의 공기를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 컵 안에 물을 따라 넣는 것처럼, 우리 마음속의 죄와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 안에 들어오시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또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보수.진보의 갈등, 남북 관계 등 수많은 문제가 있는데, 누가 이를 화평케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오직 부활하신 예수의 능력과 은총으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명성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 등에서 모인 약 350명의 오케스트라와 1만 명의 연합성가대가 연주와 찬양을 맡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도 이날 서울주교좌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한 가운데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열었다. 정 추기경은 "나눔의 삶을 위해 헌혈, 골수 기증, 장기 기증, 입양 운동 등이 더욱 활발하게 구체적으로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헌익 문화담당기자<leehi@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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