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사태 군부의 「반정부」합류가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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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버마정부의 탄압이 강화되면서 그 동안 산발적으로 활동하던 반정부세력이 조직적이고 또 상호 단결해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버마관계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지난 7월말의 퇴역장성이자 유명한 반정부지도자 「아웅·지」및 24명을 체포하는 등 버마정부의 강경책은 국내외적으로 전혀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반정부세력들이 정부의 탄압을 이길 만큼 강력한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측통들은 지난3월17일 비밀학생연합이 결성된 다음부터 학생시위가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랑군시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상당한 정도로 조직화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학생시위를 이끄는 조직세력은 셋을 꼽을 수 있다. 마웅 코코오·비밀자살특공대, 그리고 민주연합이다.
이중 가장 과격한 것이 비밀특공대로 이들은 정부요인 암살을 주요목표로 삼고 있다.
민주연합은 최근에 조직된 단체로 이들의 요구는「세인·르윈」의 하야, 지난3, 6월 시위 때 희생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요구 등 비교적 온건한 것들이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이들 반정부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선 가장 강력한 조직인 버마 군부내 불만세력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까지는 버마 군부내에서 반 「세인·르윈」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은 없었다.
하지만 사태가 발전함에 따라 군부내 반대 세력들도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버마군 장교등의 60∼70%가 「세인·르윈」 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인·르윈」은「네윈」의 추종자임은 분명하나, 정치지도로서의 자질·역량에 있어선「네윈」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그가 오직 장기로 삼는 것이 있다면 무자비할 뿐이다.
일개 사병출신으로서 권력의 정상에까지 오른 「세인·르윈」은 50년 카렌족 반란지도자「사우·바·우·지」를 살해함으로써 명성을 얻었으며, 62년 학생소요 때 랑군대학에서 무자비한 시위진압, 그리고 70년대 중반과 최근 학생시위진압에서 가혹한 진압으로 악명을 날렸다.
그런데 지난3, 6월 학생시위현장에서 군부대가 여학생들을 강간했으며 피해자들중엔 현역군장교의 딸이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큰 충격을 줬다.
군의 충성은 평상시 군에 대한 각종특혜·특권으로써 그 기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최근 버마의 정치·경제적 불안은 군에 대한 이 같은 배려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군의 사기는 크게 저하되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군의 정보수집기능 저하가 눈에 두드러진다. 지난 83년 정보책임자였던「틴·오」장군의 숙청 이후 나타난 군의 정보기능저하는 최근 학생시위 주동자를 거의 검거하지 못하고 있음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지 외교관들은 사태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그럴 경우 「세인·르윈」에 대한 군의 충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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