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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취소에 나경원 “김칫국 외교로 기회 날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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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비핵화 진정성 없는 북한이 가장 큰 원인"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북미회담 취소통보가 트럼프 대통령 표현대로 너무 슬프다”며 “수년간 국제사회와의 공조 끝에 이뤄낸 강력한 대북제재의 효과로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타났건만 결국 김칫국 외교, 김칫국 안보의식으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앞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발표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선언했고, 당장 어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후에도 국제사회의 핵 군축을 운운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도 핵폐기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며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핵폐기 이후에나 진행돼야 마땅한 북한에 대한 환상적인 경제보상·체제보장에만 모든 관심을 쏟은 채 섣부른 평화만을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핵 폐기는 미국이 알아서 하고 싱가포르에 가서 종전선언을 하자, 대북 경제보상을 논의하자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 미국으로서는 어이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한미 간 정상회담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하지 말라는 트럼프의 제스처는 단지 외교적 결례가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북접근법에 대한 거부감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북한 또한 거시적으로는 일괄타결, 미시적으로는 단계적 타결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절충된 비핵화 제안에도 불구하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정상회담 재고려 발언 등 거친 대응을 이어왔다”며 “결국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전격 취소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김칫국 외교와 안보의식에도 주된 원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다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앉히고자 한다면 모처럼 만들어진 남북라인을 통해 비핵화, 북한 인권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강고히 견지하여 설득할 것을 촉구한다”며 “또한 미국에 대해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강한 공조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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