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바로 써야한다"합리추구 철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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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최철주 특파뭔】3일 세상을 떠난「도코」(토광민부·91)전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회장은 재계에서 철저한 합리주의를 주장했으며 그의 철학이 정계를 압도해 일본의 행정개혁을 추진하는 큰 힘이 되었다.
그는 50년대에 경영부진에 빠진 이시카와지마(석천도) 중공업(나중에 하리마 조선소와 합병)의 경영을 혁신한데 이어 60년대에는 도시바(동지)를 맡으면서 다시 합리화를 선언, 영업의 제1선에 서서 행동력으로 기업을 재건했다.
제1차 석유위기가 있었던 74년에 경단련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는 경제단체가 정치자금을 다루는 대행업무를 중지한다고 발표해 한때 「정치바보」로 몰렸으나 정·재계유착을 바로잡는데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는 『수상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의심을 받는 것만으로도 자기 자리에서 물러날만한 책임감과 결백을 보여야한다』고 과감히 진언해 미움을 받았다.
그 자신은 50년대에 정치헌금에 관한 의혹사건에 연루돼 20여일간 구치소에 갇혔던 치욕적인 경험이 있었다.
경단련회장 시절에 그는 인플레하에서의 불황을 치유하기 위해 당시 「후쿠다」수상에게 경기자극책을 펴라고 다그쳐 「미스터·노호」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그 이후에는 「증세없는 재정재건으로 전환, 행정개혁에 의한 건전재정을 주장했다.
국철 등 굵직한 국영기업들의 민영화는 그가 행정개혁추진 심의회 회장 등을 맡으면서 이루어졌다. 『돈은 값있게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합리성의 바탕이었다.
그는 시간의 합리성을 따져 도시바의 사장 시절에도 딸의 결혼식에 30분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요코하마의 낡은 집에 살면서 자기가 재배한 채소로 자급자족하는 검소한 생활을 했으나 이전에는 한달 생활비 5만엔 이외의 돈은 그의 모친이 관계하는 학교에 기부금으로 내는 모범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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