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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남경필, ‘형수 욕설’ 논란 이어 ‘경기도 연정’ 으르렁

중앙일보

입력

경기지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던 양측은 이번엔 남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임하면서 추진했던 ‘경기도 연정(聯政)’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는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중앙포토]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는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중앙포토]

남 후보 측이 먼저 욕설 논란으로 치고 나가자 이번엔 이 후보 측이 ‘남경필 도정 검증-거짓말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남 후보가 지난 4년간 경기지사로 재임하면서 성과로 내세웠던 ‘경기도 채무 제로(0)’와 ‘경기도 연정’에 연이어 공세를 펴고 있다.

이재명 후보 측의 백종덕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남 후보는 경기 연정이 자신의 업적이라며 자랑하고 있다”며 “하지만 남 후보가 도의회, 민주당과 연정을 합의하고서 진짜 연정을 했었는지 따져 보면 이 역시 거짓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 후보의 연정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작동했고, 의견이 다를 때는 지사 권한을 내세워 독주했다”고 공격했다.

이재명 후보가 20일 민주당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모습 [이 후보 캠프]

이재명 후보가 20일 민주당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모습 [이 후보 캠프]

이 후보 측이 남 후보의 연정을 “거짓”이라고 주장한 이유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3대 무상복지(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비지원)’를 남 후보가 도지사로서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남 후보는 성남시에 무상복지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고, 2주 후 무효확인소송까지 대법원에 제기했다”며 “자치 권한을 수호해야 할 광역단체장이, 자신이 공언한 연정을 내팽개치고 중앙권력의 대리인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남 후보 측은 곧바로 반격했다. 남 후보 측의 김우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연정의 길은 집행부와 의회, 여야가 함께한 1426일의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길이었다”며 “이를 ‘가짜’라고 폄하하는 것은 연정 정신으로 도정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했던 민주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후보가 지난 14일 성남에서 초등학교 등굣길 교통지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남 후보 캠프]

남경필 후보가 지난 14일 성남에서 초등학교 등굣길 교통지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남 후보 캠프]

남 후보 측이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내세운 반박 자료는 지난 2월 경기도 연정을 마무리하며 민주당 소속의 연정부지사와 경기도의원 등이 연정에 관한 소회를 밝힌 내용이다. 남 후보 측에 따르면 당시 강득구 연정부지사는 “남 지사 자신의 권한을 양당에 나눠주고 연정을 결정했던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당도 야당에 권한을 양보했는데,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고,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은 “연정은 도와 도의회 양당의 협치로 이뤄졌다. 첫 시도였지만 그 시도 자체만으로 경기도와 도의회는 대한민국 최고의 광역단체, 최고의 광역의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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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연정의 성과와 별개로 남 지사와 함께 연정의 한 축을 담당했던 민주당 인사들은 선거가 임박하면서 어쩔 수 없는 적(敵)으로 돌아서고 있다. 남 후보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의 욕설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에 후보자 교체를 요구하자 이틀 뒤인 지난 15일 강득구 전 연정부지사는 “(욕설 논란은) 이 후보의 아픈 가족사”라며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한 것은 너무 나간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건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왠지 서글픈 느낌과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다. 정기열 의장도 지난 14일 “남 후보가 이 후보의 가족사에 대해 네거티브를 했다. 참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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