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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 평일에도 일과 후 외출, 8월부터 시험 운용

중앙일보

입력

휴가를 나온 병사들이 서울역 앞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다 [중앙포토]

휴가를 나온 병사들이 서울역 앞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방부는 20일 평일에도 일과 시간이 끝난 뒤 병사가 부대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8월부터 시범 운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평일 외출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가족ㆍ친지가 면회를 오거나 ▶병원 진찰 등의 용무가 있고 ▶포상의 필요성이 있는 병사는 평일 일과 후 부대 지휘관의 허락을 받은 뒤 외출할 수 있게 된다. 단 부대원이 한꺼번에 평일 외출을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출자와 휴가자를 포함한 인원이 부대 정원의 3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평일 외출자는 일석점호(보통 오후 9시 30분) 이전까지 부대로 복귀해야 한다.

국방부는 육ㆍ해ㆍ공군과 해병대에서 1개 부대를 선정해 평일 외출 제도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평가해 내년에 전면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을 24시간 통제하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출퇴근처럼 일과 후 개인 생활을 가능한 한 보장해주자는 취지”라며 “시범 운용 기간 중 병사들이 부대 밖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외출 허용 조건을 어기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면 전면 허용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지난달부터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ㆍ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 국방부 직할부대 4곳에서 병사들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들 부대의 병사들은 일과 시간에는 개인 휴대전화를 보관함에 넣어 둬야만 한다. 대신 일과를 마친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는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안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큰 문제점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군 규정은 병사들이 부대 안으로 휴대전화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입했다가 발각되면 징계를 받는다. 그래서 일부 병사들은 부대 인근 편의점에 돈을 주고 휴대전화를 맡겼다가 휴가 갈 때 찾아가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또 제설ㆍ제초ㆍ청소 등의 작업에 병사들을 동원하지 않고 민간업체에 외주를 주는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 민간용역업체를 정하거나 또는 부대별로 민간인력을 고용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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