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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강원 비 피해 이어져…18일까지 많은 비 예보 '비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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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학천변에서 실종된 편모(42)씨를 찾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학천변에서 실종된 편모(42)씨를 찾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많은 비가 내린 수도권 일대에서 17일 오전까지 비 피해가 이어졌다. 수도권 일대에는 18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3명 사망, 1명 실종, 8명 구조 #“18일까지 최대 100㎜ 비 예상” #경의중앙선 낙뢰로 인한 단전사고 #망우∼팔당 구간 열차 운행 지연 #오전 8시 15부터 정상 운행 #

전날부터 이어진 갑작스러운 폭우에 사망·실종사고도 일어났다. 17일 소방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강원에서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며 8명이 구조됐다.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진 강원도 인제군 소양호에선 소형 낚시 보트가 뒤집혀 낚시하던 60대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4시쯤 인제군 남면 관대리 38대교 인근 소양호 상류에서 이모(61)씨가 타고 있던 소형 보트가 강풍에 뒤집혀 이씨가 물에 빠져 실종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등 3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의 하천에서는 17일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온 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포천시 설운동 포천천의 한 징검다리 쪽에 사람이 물에 빠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물에 빠진 이모(72)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혼자 사는 이씨는 장애로 인해 평소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몸에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발견 장소 상류 1㎞ 지점 포천천에서 이씨가 타고 다니던 휠체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씨가 휠체어로 강가 지역을 이동 중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휠체어와 함께 휩쓸리며 물에 빠진 후 강물에 떠내려오다 징검다리에 걸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17일 오후 3시 10분쯤 용인시 처인구 경안천 수풀에서는 전날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편모(42)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편씨는 전날 오후 1시 50분쯤 경안천 금학교 아래서 잠을 자다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 방향으로 떠내려갔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종 이틀째인 이날 대원 200여 명을 동원해 수색하던 중 실종 지점으로부터 1.7㎞ 하류 수풀에서 편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평소 폭 7∼8m, 깊이 50㎝ 정도인 경안천 일대에 이날 시간당 30㎜가량의 폭우에 갑자기 물이 불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시신 검시를 거쳐 부검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17일 오전엔 낙뢰로 전력 공급이 끊기며 경의중앙선망우∼팔당 구간 서울 방면 열차 운행이 3시간 10분 동안 지연 운행됐다.
코레일은 낙뢰로 단전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남양주시 경의중앙선 팔당역에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오전 7시 40분쯤 전력 공급을 복구하고 오전 8시 15분 열차부터 운행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30분쯤 낙뢰로 팔당역에 단전 사고가 발생, 서울 방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사고가 나자 코레일 측은 팔당 방면 선로를 이용해 단선으로 양 방면 열차를 운행했고,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이 10∼30분씩 지연됐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학천변에서 실종된 편모(42)씨를 찾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학천변에서 실종된 편모(42)씨를 찾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출근길 갑작스러운 단전으로 경의중앙선 전철과 강릉선 KTX 일부 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으며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팔당역 단전이 발생하자 셔틀버스 8대를 투입, 승객을 수송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낙뢰로 단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린 16일 서울 중구 청계천 모전교 인근에 수문개방으로 떠밀려온 전통등 조형물이 쓰레기와 함께 다른 전시물에 걸려있다. 이곳에서는 오는 22일까지 부처님오신날 맞이 제11회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린 16일 서울 중구 청계천 모전교 인근에 수문개방으로 떠밀려온 전통등 조형물이 쓰레기와 함께 다른 전시물에 걸려있다. 이곳에서는 오는 22일까지 부처님오신날 맞이 제11회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합뉴스]

16일 낮 12시 25분쯤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정릉천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이모(64)씨는 3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시는 시청사 지하 3층에 종합상황실 꾸리고 피해 상황 파악과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반지하 등 가정집 63곳의 배수를 지원했다. 물이 불어난 청계천은 이틀째 통제 중이다.

인천에서는 17일 오전 2시 57분과 오전 2시 59분에 부평구 십정동과 남동구 구월동의 도로변 나무가 각각 쓰러졌다. 앞서 지난 16일 낮엔 서구 이마트와 유현사거리 도로 각각 침수됐다. 오후에는 서구 원적산 주차장 입구의 나무가 쓰러졌다.

지난 16일 시간당 30∼40mm의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경기도 오산과 용인·이천·화성에서는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16일 오후 2시 30분쯤 오산시 누읍동 세교2지구 인근 도로 200m가 침수돼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 도로는 상습 침수구역이지만 무방비 상태였다. 용인 상현동과 성북동 일부 도로 구간도 한때 침수됐다 물이 빠졌다. 주택과 상가, 공장 10곳도 물에 잠겼다. 이천에서는 비닐하우스 34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났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북부에 발효됐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지난 16일 새벽부터 17일 오후 5시까지 경기 연천 131㎜, 강원 화천군 128㎜, 서울 100㎜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밤에도 경기, 강원 지역에 시간당 최대 20∼3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18일까지 최대 100㎜의 많은 비가 오리라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방청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 상황실은 피해 예방 및 대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익진·임명수·최모란·김민욱·박진호·임선영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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