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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이재명 욕설파일 충격 … 알고 공천했다면 비정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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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남경필. [뉴스1]

남경필. [뉴스1]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에 후보자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남 후보가 경쟁자의 ‘가슴 아픈 가정사’를 선거에 끌어들여 악용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친형·형수에게 한 폭언 최근 들어 #상식 이하 인격…민주당, 후보 교체를” #이재명 “극히 일부분 녹음 조작 왜곡”

남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문자나 SNS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 음성파일이 전달돼 왔고 4개의 파일을 이틀 전 들었다”며 “만약 (이 후보가) 지사가 된다면 얼마나 많은 도민에게 갈등과 분노의 갑질을 일삼을까, 공적인 분노가 치밀어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전 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폭력과 갑질에 눈감는 정당이 아니라면 후보를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 파일을 듣고도 공천을 했다면 정상적 판단이 아닐 것”이라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도덕적 기준에 이 전 시장이 부합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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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욕설 파문에 휩싸인 건 성남시장 시절인 2012년이다. 당시 한 언론이 이 후보가 친형과 형수에게 한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의 존재를 보도했고, 이후 이 문제는 이 후보가 선거에 나올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6년 5월 대법원에서 해당 파일의 공개금지 가처분 결정과 함께 공개자에 대해 배상 판결을 내린 상태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이 후보를 겨냥해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그것만 유세차에 틀어놓으면 도민들이 절대 안 찍는다”고 말했다. 남 후보가 ‘형수 욕설’ 문제를 꺼낸 것은 불리한 판세를 의식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선 이 음성파일을 들어본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 후보 인격의 실체를 알고 나면 도저히 찍어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음성파일을 공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은 셋째형님이 성남시장인 저를 이용해 이권개입을 시도하려다 제가 봉쇄하면서 생긴 갈등이 원인”이라며 “제가 형님과 인연을 끊자 형님은 어머니를 통해 저에게 접근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형님 부부가 어머니에게 패악질을 해 제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형수에게 항의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성적 막말은 제가 아니라 형님 부부가 어머니에게 한 패륜폭언인데, 이들은 수많은 통화를 모두 녹음한 후 이중 극히 일부를 가지고 제가 형수에게 성적 폭언을 한 것으로 조작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님 요구대로 했으면 형제간 갈등으로 인한 망신은 면했겠지만 친인척 비리 때문에 오늘날의 정치인 이재명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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