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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예루살렘…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이전 D-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14일(현지시간) 미국이 주이스라엘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최대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공식 수도로 인정한다는 의미여서, 중동에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가 나란히 걸린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거리. 이스라엘 정부는 꽃으로도 성조기를 만들어 미국 대사관 이전을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가 나란히 걸린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거리. 이스라엘 정부는 꽃으로도 성조기를 만들어 미국 대사관 이전을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팔레스타인은 개관식 당일을 ‘분노의 날(a day of rage)’로 지정하고 자치령인 가자지구와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경계선 펜스에 다가오는 사람은 목숨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주변에 보병 여단 3개 대대를 추가 배치하는 등 병력을 늘리기로 해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유혈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스라엘, 美 대사관 이전 기념 전야제 #86개국 대사에 초청장…30개국만 수락

팽팽한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는 대대적인 ‘축제’를 준비 중이다.
미 대사관 이전 하루 전날인 13일 전야제를 겸한 ‘예루살렘의 날’ 기념행사를 주최하면서, 이스라엘에 주재하는 86개국 대사를 초청했다. ‘예루살렘의 날’은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 승리로 요르단의 통제하에 있던 동예루살렘을 확보한 것을 기념하는 이스라엘 국경일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초청장을 받은 국가 중 약 30개국만 초청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헝가리·체코·루마니아와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유럽 대부분 국가가 보이콧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야제엔 대사관 이전 행사를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등 미국 대표단도 참석한다.

반면 미 정부는 14일 대사관 개관 행사에 각국 대사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새 대사관으로 변신할 예루살렘 아르노나 지역의 미 영사관 건물에선 삼엄한 경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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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하레츠와 인터뷰한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대사관 이전) 결정에 행복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반응들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우리는 이번 결정이 환상이 아닌, 현실에 기반해 평화를 증진하는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사관저도 곧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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