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절도·투옥 반복, 할아버지 3명 또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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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의 사전엔 은퇴란 없었다. 서울.경기 일원의 시내버스에서 장장 반세기 동안 소매치기를 해온 '할아버지 소매치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가 9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유모(81).김모(83).박모(72)씨 등 세명.

지난 6월 14일 낮 서울 양천구 목2동을 지나던 시내버스 안에서 고모(53.여)씨의 손가방을 열어 현금.수표 3백60만원을 훔치는 등 최근 6년 동안 수백여차례 범행을 한 혐의다.

이들이 만난 건 1953년 서울에서다. 유씨를 보스로 조직을 결성한 뒤 검거와 출소를 반복하며 60~70년대 손꼽히는 소매치기 조직으로 암약했다. 종로 일대의 신흥조직에게 밀려난 80년대 이후에도 범행 무대를 변두리로 옮겨가며 하루 6~7차례씩 '노익장'을 과시했다. 경찰은 "비록 나이는 많아도 핸드백 뜯는 기술만큼은 유씨가 국내 1인자"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달아난 홍모(70)씨 등 또 다른 노인 공범 두명을 수배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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