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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감염병 대응에 남북 협력 필요...북한 모자보건 사업 추진”

중앙일보

입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감염병은 남북한이 서로 동일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입장을 버리고 남북이 서로 공동 협력하는 자세로, 북한에서 요구ㆍ협조 사항이 있으면 협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출범 1년간 복지부 주요 성과와 계획’을 발표하면서 남북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대북 의료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지난 9~10년간 지원이 많이 줄었지만과거 대북 의료협력을 해왔던 경험을 살리고, 북한이 현재 지금 처해있고, 필요로 하는 의료분야가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의 경우 남한과 북한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으며, 향후 남북 간에 인적교류가 활발해지면 남한의 감염병이 북한에 갈 수도 있고 거꾸로 북한의 감염병이 남한에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휴전선 근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말라리아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감염병 중 하나”라며 “모자보건도 적은 비용으로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적인 보건 대책 중 하나로, 북한에서 필요로 할 경우 우리 정부가 모자보건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파업을 예고한데 대해서는 “총궐기대회 예고는 의료계 나름의 의사표출 방식 중 하나로 생각한다”면서 “대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보고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출범 1년간 복지부 주요 성과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출범 1년간 복지부 주요 성과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또 최근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장이 회식 중에 소속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과 관련해 “특정 기관에서 음주 관련해서 기관장으로서 품위에 어긋나는 행동들이 있어 저희가 감사를 시행 했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정부 출범 2년차에는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적인 복지체계인 ‘커뮤니티 케어’를 집중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장관은 “복지부는 지난 1년간 ‘포용적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법ㆍ제도적 틀을 갖추고, 선택진료비 폐지, 치매안심센터 설치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먼저 추진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책이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 케어는 노인ㆍ장애인ㆍ아동 등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기관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택 등 지역사회에 머물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사회서비스 체계다.

고령화에 따라 돌봄 수요가 급증한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다.

박 장관은 통합적 건강ㆍ보건 문제 대응체계인 ‘한국형 원 헬스(One Health)’의 중요성도 강조했다.‘원 헬스’는 사람과 동물, 환경 등 생태계의 건강이 하나로 이어져있다는 의미다. 인수공통감염병, 항생제 내성균 대응, 미세먼지, 석면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범부처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용노동부,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여러 부처가 나눠 맡고 있는 분야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던 때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그는 “초기에 그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상당히 당황했다. 물에서 바이러스가 나왔지만 그 물이 지하수였을 때는 환경부 소관 사안이고, 그 지하수가 타고 와서 샤워하는 물이 되거나, 음식물로 들어올 때는 또 식약처 사안이고, 마지막에 환자가 발생하면 보건복지부가 최종적으로 역학조사를 들어가는 체계라 늦은 대응이 되었다. 그걸 겪으면서 저희들이 사전에 여러 부처들이 같이 논의하고 같이 공동대응하면 훨씬 빨리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이 협업해서 대응하면서 올림픽 중반을 넘어서 노로바이러스 문제가 사라졌다. 원헬스 체계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평상시 보건에 대해서는 여러 부처와 협업하고 대응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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