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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무풍지대' LG 압수수색…100억원대 탈루 정황

중앙일보

입력

'검찰 수사 무풍지대' LG, 조세포탈 혐의 포착

검찰은 9일 조세포탈 혐의로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LG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9일 조세포탈 혐의로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LG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LG그룹이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LG그룹 재무팀 등 본사 압수수색 #“100억원대 소득세 탈루 혐의” #국세청 고발로 검찰 수사 착수 #그룹 전반으로 수사 확대되나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최호영)는 9일 오전 8시30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재무팀 등 LG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따르면 LG 그룹은 대주주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LG 총수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LG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에 대해 국세청이 지난달 고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편입 과정의 문제 드러났나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말 LG상사를 시작으로 LG그룹 내 계열사 간 거래관계와 총수 일가의 주식변동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특히 지난해 11월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하기 위해 LG상사 지분 24.7%를 2967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여의도동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여의도동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지난해 LG에 대한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 주체는 대기업의 탈세나 탈루,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기획조사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었다. 재계 안팎에서 LG그룹이 경영 과정에서의 범죄 혐의점이 포착돼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영권 불법 승계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검찰은 LG 계열사 간 주식거래와 경영권 승계 과정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본무 회장이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가 발견된다면 그룹 운영 전반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 LG그룹의 4세이자 유일한 후계자로 손꼽히는 구 상무는 그간 경영권 승계를 위해 ㈜LG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LG그룹은 조세포탈 이외에 일감 몰아주기와 역외탈세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재계에선 LG그룹의 계열사들이 LG상사의 자회사인 판토스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판토스는 항공·해운 물류업체로 LG상사가 지분의 51%를, 총수 일가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60%가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구조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LG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그룹 내 일부 특수관계인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했는데, 그 금액의 타당성에 대해 과세당국과 이견이 있었고 그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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