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상조난사고 ‘역대 최다’…세월호 2014년 후 사망자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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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ㅡ5일 오후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울 1만t급 해상크레인이 전남 목포신항에 접안해 있다. 해상크레인은 와이어 연결 등 준비 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일 옆으로 누워있는 선체를 똑바로 세울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 ㅡ5일 오후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울 1만t급 해상크레인이 전남 목포신항에 접안해 있다. 해상크레인은 와이어 연결 등 준비 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일 옆으로 누워있는 선체를 똑바로 세울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발생한 해상 조난 사고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난 사고에 따라 발생한 사망자 수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후 가장 많았다. 기상악화로 사고에 휘말린 선박은 전체의 3.8%인 120척뿐으로, 나머지 96.2%가 사실상 인재(人災)였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온 해양경찰청의 ‘해상조난사고통계’를 보면 지난해 해상 조난 사고를 당한 선박은 전년(2839척)보다 11.3% 증가한 3160척에 달했다. 1993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기록이다. 해상조난사고통계는 전국 18개 해양경찰서가 인지하거나 신고 접수한 해상 조난 사고를 정리한 자료다.

역대 해상 조난 사고 기록을 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은 총 397명이 사망하고 88명이 실종돼 집계 시작 이래 가장 많은 인명피해로 기록된 해다. 서해훼리호 참사가 발생한 1993년은 사망 333명, 실종 100명을 기록해 두 번째로 인명피해가 많았던 해였다. 서해훼리호는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면 파장금항을 출발한 직후 파도와 바람에 침몰해 타고 있던 승객 292명이 숨졌다.

1993년 510척이었던 해상 조난 사고는 2008년까지 1000척 아래를 기록했다가 2009년 1921척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시 꾸준히 감소하던 사고는 2014년 1418척으로 반등하고서, 2015년 2740척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0척을 넘어섰다. 올해는 사상 처음 3000척을 넘겼다.

조난 사고 유형을 보면 기관손상이 925척으로 가장 많았고, 충돌(426척), 부유물 감김(399건), 추진기 손상(25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조난 사고원인을 보면 정비 불량이 1366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운항 부주의 1042척, 관리소홀 330척, 연료 고갈 88척, 화기 취급 부주의 65척 등이었다.

조난 사고에 휘말린 인원이 가장 많았던 해는 2만145명을 기록한 2016년으로, 역대 유일하게 2만명이 넘었던 해다. 다행히 조난 사고 대부분에는 구조에 손길이 미쳤다. 지난해 구조 성공 선박은 3102척, 인원은 1만7228명이었다. 구조율(발생 대비 구조)을 보면 선박은 98.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인원은 99.4%로 역대 최고였던 2016년 99.5%에 근접했다.

그러나 비율이 아닌 사망자 수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해상 조난 사고 사망자 수는 83명으로 전년(48명)보다 72.9%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2014년 397명 이후 2015년 77명, 2016년 48명으로 줄어드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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