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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 걱정되면 식초와 친해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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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더,오래] 김국진의 튼튼마디 백세인생(22)

나이가 들면 섭취에너지가 증가하여 고혈압과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 shutterstoc]

나이가 들면 섭취에너지가 증가하여 고혈압과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 shutterstoc]

나이가 들면 고혈압과 당뇨병 발병 위험이 커집니다. 에너지의 ‘수입’이 ‘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음식물을 통해 얻는 에너지를 섭취에너지라고 하는데, 이것이 우리 몸에는 에너지의 수입에 해당합니다. 이에 비해 운동이나 일상적인 움직임을 통해 소비되는 에너지는 지출이 되는 셈이지요.

심장을 뛰게 하거나 호흡을 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초대사도 당연히 지출에 포함됩니다. 사실 기초대사는 하루 소비에너지의 6할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습니다.

음식물을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소장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액으로 들어갑니다. 혈액 속 포도당은 간장이나 근육에 보내 이용하거나, 글리코겐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의 작용이 불충분한 경우 사용되지 못한 포도당이 지방조직에 들어가 중성지방으로 축적됩니다. 이러한 중성지방이 늘어나면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나이 들면 운동량 늘려야 성인병 예방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젊을 때 비해 몸을 덜 움직이게 됩니다. 그런데도 식사량을 젊을 때와 똑같이 유지한다면 섭취에너지가 소비에너지를 훨씬 초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은퇴 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을 때는 먹는 양을 줄이거나 운동량을 늘려야 배가 나오지 않고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식후 혈당치가 천천히 올라가도록 하여 당뇨병과 비만 예방을 돕는 '식초'. [중앙포토]

식후 혈당치가 천천히 올라가도록 하여 당뇨병과 비만 예방을 돕는 '식초'. [중앙포토]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음식을 소개하겠습니다. 최고의 음식은 바로 식초입니다. 식초 대신 레몬이나 라임, 유자 등을 섭취해도 효과가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후 혈당치가 되도록 천천히 올라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 강력한 원군이 바로 식초입니다.

GI(글리세릭인덱스)수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당질을 섭취한 데 따른 식후 혈당치의 상승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즉 어떤 식품에 포함된 ‘당질의 흡수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GI수치가 높은 음식을 섭취할수록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예컨대, 식빵이나 감자 등은 GI수치가 높고, 메밀이나 파스타는 이들에 비해 GI수치가 낮습니다.

식품에 식초를 가미하면 GI수치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일본 가나가와현립 보건복지대학의 스기야마 미치코 교수팀이 2003년부터 전국 규모로 조사한 연구결과입니다. 이에 따르면, 흰쌀밥 한 공기에 오이식초를 첨가해 먹는 것만으로도 그냥 흰쌀밥 한 공기를 먹는 것에 비해 식후 혈당치가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식초가 식후 혈당치를 천천히 올라가게 하는 것은 식초에 포함된 ‘초산’의 작용 때문입니다. 식초는 침 안에 포함된 소화효소의 작용을 약화합니다. 소화효소는 당질의 분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 힘이 약해지면 소화가 천천히 되겠지요.

그리고 초산은 음식물을 위에서 소장으로 내보내는 시간을 더디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이 또한 소화를 늦추는 요인이 됩니다. 우리가 만두나 냉면, 채소볶음 등을 먹을 때 식초를 첨가하는 것은 오랜 생활의 지혜인 것 같습니다.

한 끼 식사에 식초 한 술 정도가 적당 

한 끼 식사에 큰 한 술 정도의 식초 또는 레몬이나 라임, 유자를 뿌려 먹으면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중앙포토]

한 끼 식사에 큰 한 술 정도의 식초 또는 레몬이나 라임, 유자를 뿌려 먹으면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중앙포토]

만두를 먹을 때 간장을 넣지 말고 식초에 후추만 살짝 뿌려 찍어 먹을 것을 권합니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서도 맛있게 만두를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통닭이나 생선구이, 닭꼬치를 먹을 때도 식초를 뿌려 먹으면 혈당치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한 끼 식사에 보통 큰 한 술 정도의 식초면 됩니다. 식초 대신에 레몬이나 라임, 유자 등을 사용해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식초는 성질이 따듯하고 맛이 시며 방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신맛은 흩어진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작용이 있다고 봅니다. 흩어진 에너지를 모아 힘이 나게 하는 것이지요.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 후에는 누구나 몸속에 많은 피로물질이 쌓이게 됩니다. 젖산이라는 이 피로물질은 식초에 많이 들어있는 유기산의 작용 때문에 빨리 분해되어 피로가 가시게 됩니다. 오늘부터 식탁에서 식초와 친해지세요.

튼튼마디한의원 대구점 문성오 원장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대한한의학회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한방재활의학과학회 회원
-대한한방내과학회 정회원

글=문성오 튼튼마디한의원 대구점 원장 vsfor12@ttjoint.com
정리=김국진 중앙일보 ‘더,오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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