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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잘하는 예쁜 누나’ 야마가타, 사랑할 준비 됐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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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레이첼 야마가타. [사진 소니뮤직]

레이첼 야마가타. [사진 소니뮤직]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귀호강 드라마다. 프랑스 모델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스탠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은 추억 속 옛사랑을 소환하고, 미국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부른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Save The Last Dance For Me)’를 흥얼거리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과 함께 춤추던 모습이 떠오른다. “음악도 연기를 한다”는 안판석 PD의 지론처럼 노래가 재생되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빠질 준비를 시작한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 ’에 참여 #“나에게 꼭 맞는 사람은 있는 법” #‘섬싱 인 더 레인’ 등 3곡 선보여  #올가을 10번째 한국 공연 추진

그중에도 단연 귀에 꽂히는 곡들은 ‘노래 잘 부르는 예쁜 누나’ 레이첼 야마가타(41)의 솜씨다.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4세인 그는 ‘듀엣(Duet)’ ‘비 비 유어 러브(Be Be Your Love)’ 등의 인기에 힘입어 9번이나 내한 공연을 펼친 덕에 한국에서도 친숙한 이름이다. 이 드라마를 위해 무려 3곡을 쓰고, 만들고, 불렀다. 올드팝 사이로 워낙 자연스레 스며든 덕분에 ‘신곡인 줄 몰랐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e메일로 만난 야마가타는 “이남연 음악감독이 보내온 음악도 훌륭했지만, 그가 내게 던진 질문들이 매우 흥미로웠다”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도 덕분에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드라마 주제와도 상통한다. ‘우리는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 ‘만약 상대방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것을 탐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을까’ 등등. 극 중 20년간 가족처럼 지내온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가 연인으로 거듭나는 동안 품은 고민들 그대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가족 같은 사이로 만나 연인이 되는 정해인과 손예진.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가족 같은 사이로 만나 연인이 되는 정해인과 손예진. [사진 JTBC]􀁇

두 사람은 ‘섬싱 인 더 레인(Something In The Rain)’부터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2012년 ‘아내의 자격’부터 안판석 PD와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이남연 음악감독이 쓴 곡에 야마가타가 가사를 붙였다. 야마가타는 “모든 관계에는 즐거움부터 갈등까지 여러 층위의 감정이 존재한다”며 “우리가 수십 차례 e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가장 집중했던 건 두 사람이 하나가 됐을 때 생기는 강력한 힘이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새로운 관계에 접어든 두 주인공 역시 부모님을 비롯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일단 첫발을 떼고 나니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남연 음악감독이 만들어둔 ‘라라라(La La La)’는 야마가타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그는 “이 감독이 피아노를 치며 이 노래를 속삭이는데 마치 연인이 부르는 자장가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해당 피아노 트랙은 그대로 두고, 그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올리버 크라우스의 첼로 선율만 더했다.

‘비 섬바디스 러브(Be Somebody’s Love)’는 야마가타가 소울메이트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일찌감치 써둔 곡이다. 그는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는 꼭 맞는 사람이기 때문에 설령 두 사람이 다툰다 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야마가타의 나직한 저음으로 부르는 사랑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 감독의 러브콜부터 “드라마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야마가타의 추천까지, 마치 시작하는 연인들의 사랑처럼 물 흐르듯 진행된 셈이다.

정작 이 드라마를 그는 어떻게 봤을까. “아직 짧은 클립 몇 개밖에 못 봤지만 너무 기대돼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는 러브 스토리의 팬이거든요. 모든 것을 초월하는 힘을 지녔다는 점에서 사랑도 음악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는 올가을 공연을 위해 10번째 내한을 예고했다. “비무장지대(DMZ)도 뜻깊었고, 쇼핑이나 미술작품 관람도 좋았지만, 역시 코리안 바비큐가 제일 그리워요.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어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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