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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人流] 케이트 미들턴의 드레스가 인기 있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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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전 세계 여성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타일의 여왕’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는 자국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즐겨 입고,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과 저렴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센스 있게 매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가 입었다면 무조건 ‘완판’. 덕분에 영국 패션 산업의 가치가 상승되는 ‘케이트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이 ‘케이트 효과’가 통하는 걸까. 2010년 윌리엄 왕자와의 약혼 발표 때 그녀가 입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던 영국 브랜드 ‘리스(REISS)’가 올봄 한국 상륙과 동시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리스

영국 패션 브랜드 ‘리스(REISS)’ 2018 봄여름 컬렉션

① ② ③ ④ 리스 남성복의 2018 봄여름 컬렉션. 파티에 참석할 때 착용해도 손색 없는 화사한 프린트 셔츠와 미니멀한 라인의 재킷·팬츠·바이커 재킷 등이 주요 아이템이다.

① ② ③ ④ 리스 남성복의 2018 봄여름 컬렉션. 파티에 참석할 때 착용해도 손색 없는 화사한 프린트 셔츠와 미니멀한 라인의 재킷·팬츠·바이커 재킷 등이 주요 아이템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초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한 리스는 지난 2월 2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국내 첫 여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3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남성 단독 매장과 여성 단독 매장을 오픈하고 인기 브랜드로 급상승 중이다. 국내 유명 패셔니스타인 배우 김효진, 이시영, 장희진 등이 드라마와 행사장에 입고 나온 옷들은 출시 한두 달 만에 완판 됐다.
1971년 패션 소매업자 데이비드 리스가 영국 런던에서 맞춤복 매장으로 시작한 리스는 현재 전 세계 15개국에서 1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고전 영화, 미술·사진작품 등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의상들은 패션 해시태그(#) 넘버원을 자랑하는 비욘세, 테일러 스위프트, 제시카 알바 등의 스타들이 사랑하는 옷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영국의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은 ‘합리적인 럭셔리를 추구하는 컨템포러리 패션 브랜드’라는 리스의 정체성과 가치를 가장 잘 활용한 최고의 고객이다. 세계 최고의 패션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가 촬영한 약혼기념 사진 속 케이트 미들턴이 입었던 화이트 드레스의 가격은 159파운드(약 23만8000원)였다. 검소함을 실천하려는 왕가의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약혼기념사진 의상으로 선택하기엔 너무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재치 있는 패션 감각을 지닌 케이트 미들턴은 리스의 드레스가 가진 장점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바로 ‘합리적인 럭셔리’를 추구하는 가격과 디자인이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셀렙들까지 사로잡은 리스가 패션업계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진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들은 부담스러운 가격과 한정된 스타일 때문에 T.P.O(시간·장소·상황)에 따른 변화가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저렴한 가격의 옷은 소재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져서 손이 안 간다.
리스는 소비자들이 가질 법한 이 양극의 고민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대, 고품질의 소재, 감각적인 디자인’이라는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브랜드다.

⑤ ⑥ ⑦ ⑧ 리스 여성복 2018 봄여름 컬렉션은 여름, 햇살, 젊음, 반항을 주제로 디자인됐다. 화이트와 누드 톤을 기본으로 레드·그린·네이비 등의 키 컬러를 더해 매력적이면서도 우아한 라인을 선보인다. 간결한 ‘모던 테일러링’ 디자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 어느 상황에 입어도 자연스레 어울린다.

⑤ ⑥ ⑦ ⑧ 리스 여성복 2018 봄여름 컬렉션은 여름, 햇살, 젊음, 반항을 주제로 디자인됐다. 화이트와 누드 톤을 기본으로 레드·그린·네이비 등의 키 컬러를 더해 매력적이면서도 우아한 라인을 선보인다. 간결한 ‘모던 테일러링’ 디자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 어느 상황에 입어도 자연스레 어울린다.

여성 드레스 30만원대, 여성 재킷 40만~60만원대, 남성 슈트 70만~80만원대, 남성 캐주얼 재킷 30만~50만원대, 셔츠 10만~20만원대. 기존의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는 가격 경쟁력이야말로 국내 상륙 두 달만에 리스가 주목받는 첫 번째 이유다.
국내 패션피플 사이에서 리스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또 다른 이유는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리스는 독창적인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창립 초부터 별도의 디자인 팀을 구성하고 자체 개발한 원단을 사용해 의상을 제작한다. 또 맞춤복으로 시작한 브랜드답게 뛰어난 테일러링을 자랑한다. 몸에 꼭 맞게 재단되는 테일러링의 장점은 디자인 팀에서 기성복을 만들었을 때도 여전히 유효해서 입었을 때 탁월한 착용감과 군더더기 없는 우아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현재 국내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의상은 2018 봄여름 컬렉션으로 여성복의 주제는 여름, 햇살, 젊음 그리고 반항이다. 사진작가인 슬림 애론, 플로리스트인 시몬 구시의 작품과 피카소의 그림, 영화 ‘비거 스플래쉬’ ‘태양은 가득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들로 구성됐다.
화이트와 누드 톤을 기본으로 블랙·레드·그린·네이비 등이 주요 컬러로 쓰인 의상들은 화려함보다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섬세한 프린트·레이스·러플 등의 디테일을 더해 모던하고 여성스러운 감성을 표현했다. 봄여름 시즌에 알맞게 제작된 테일러링 덕분에 전체적인 실루엣은 몸에 너무 붙지 않으면서도 보디라인을 우아하게 살려준다.
특히 실크 셔츠, 오버사이즈 니트, 재킷, 팬츠 등 다양한 종류의 옷들은 ‘심플 럭셔리’ ‘모던 테일러링’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을 갖췄다. 덕분에 사무실과 저녁약속 자리 등 어떤 시간·장소·상황에서도 자연스레 입을 수 있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다른 옷들과 조합해도 편하게 잘 어울린다.

리스 의상을 입고 행사에 초대받은 배우 김영광·이시영. 두 착장은 완판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리스 의상을 입고 행사에 초대받은 배우 김영광·이시영. 두 착장은 완판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남성 컬렉션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코모 호수 주변의 경치와 경주 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었다. 코모 호수 주변에서 열리는 작은 파티에 참석할 때 어울릴 법한 프린트 셔츠들과 미니멀한 라인의 재킷·바지는 부쩍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한국 남성들에게도 충분히 호감을 살 만한 아이템들이다. 능동적인 분위기의 스트라이프 패턴이 들어간 셔츠와 티셔츠는 출근용 슈트 또는 캐주얼한 바이커 재킷 등 어떤 룩에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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