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북핵 돌파구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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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7일 '21세기 동북아미래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 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도쿄 회동에서 6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7일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0회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서 주제 발표를 통해, "9~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 회동할 북핵 당사국 대표들이 양자.다자 대화 등 다양한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재 북한 위폐 문제 등 외적 환경 변화로 북핵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관련 당사국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위기 상황으로 발전, 한반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보다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미국과 북한이 있다"며 "정부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 변화에 다양한 대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관은 이어 "정부는 납북자.국군포로.이산가족 등의 문제 해결도 국가 책무로 여겨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북한의 체면을 깎거나 모욕을 주는 방식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단의 비극에 따른 피해 당사자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찾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일부에서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살얼음판 같은 협상을 진행 중인 시점에서 정부가 직접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동안 남북 관계에는 많은 진전이 있었고, 북한도 변했다"며 "양측 관계를 커피물 끓이기에 비유하자면 현재 물의 온도는 60도를 넘어 비등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개성공단 생산물자의 수출과 관련, "미국의 수출통제법이 가장 큰 어려움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 상무부와 우호적으로 굉장히 많은 협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환수하는 문제에 대해 "이 문제는 느닷없이 나온 게 아니라 한.미 동맹 재조정 과정에서 예정돼 있었던 일로 현재 미국과 우호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이번 정권 임기 내에 해결한다는 식으로 성급하게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북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일부 정치권 인사의 주장에 대해 "그런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 "도쿄 NEACD 회의 기간 중 천영우 수석대표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북한과 미국 대표가 만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 수석대표 간 회동에서 북.미 간 접촉을 주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천 수석대표는 8일 오전 도쿄로 출국한다.

유철종 기자 <cjyou@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 바로잡습니다

4월 8일자 본지 6면 '도쿄서 북핵 돌파구 기대' 제하의 기사 첫머리에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도쿄 회동에서 6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이 장관이 "돌파구를 기대한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기에 바로잡습니다. 본래 발언은 '도쿄 회동에서 양자, 다자 대화 등 다양한 접촉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었으나 이를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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