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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북한은 무서운 적수…가식적 외교술에 놀아나지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7일, 내일 오전 9시 30분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합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7일, 내일 오전 9시 30분에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합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소위 ‘햇볕정책’이라는 것이 P. T. 바넘 스타일(P.T. Barnum-style)이 됐다”는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북한인권위원회 창립 이사이자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의 칼럼을 1면에 실었다. 그는 과거 북한이 남한과의 평화협정과 선언 등의 약속을 여러 번 어긴 것을 거론하며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은 무서운 적수다. 그들의 가식적으로 행동하는 외교술에 놀아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영화 ‘위대한 쇼맨’ 주인공의 실제 인물이기도 한 P. T. 바넘은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았다. P. T. 바넘은 “매 순간마다 바보 혹은 멍청이가 생긴다(a-sucker-born-every-minute diplomacy)”는 유명한 말을 남긴 근대적 서커스 창시자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기형들을 모아 전시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를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발전시킨 서커스 쇼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쇼 비즈니스를 대중을 대상으로 확대하였지만 기형적인 사람들(freaks)을 이용한 돈벌이라는 비난이 끊이질 않았다. 이를테면 돈을 벌기 위해 흑인 여성을 공개 부검하는 등 기이한 쇼를 벌였다.

칼럼에서 에버스타트 이사는 “1953년 휴전 이후 남한 관료들은 영구적 평화를 원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남한에 참된, 지속적 평화를 줄 거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ㆍ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ㆍ4 선언 등의 거래는 이미 무효가 되었다”며 “그 선언들에 담긴 북한의 약속은 가치가 없었고 정말 기만적인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이전 회담처럼 공동으로 서명했지만 완전히 이룰 수 없는 성명서를 이번에도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앞서 한국 정부는 27일 정상회담에서 이미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한국 정부는 남을 속이기 위한 미끼(sucker-bait)를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남측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햇볕을 쬐게 하는 것이 그들을 상식의 길로 유인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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