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대통령 당선도 담담했던 DJ, 6·15 회담 가장 기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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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신인섭 기자

지난달 8일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신인섭 기자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26일 북한이 남북,북ㆍ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할 요구사항과 관련해 “북한이 과거와 달리 무리한 요구나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포기를 선언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뭘 요구할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 “미국 측이 현재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도 북한이 과거와 달리 합리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이대로 가면 금년 내 정말 큰 성과,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나, 그런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6ㆍ15 선언(1차 남북 정상회담)이나 10ㆍ4 선언(2차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북측에서 한ㆍ미 쪽이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짜증을 냈는데 이제는 정권 초기일 때 합의를 맺어 확실하게 기정사실화해야겠다, 불가역적으로 평화체제를 구축해놓자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신인섭 기자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신인섭 기자

김 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실험 중단 선언에 대해 “북쪽에서는 핵 실험 중단이나 핵 시설 폐쇄 조치를 선제적으로 함으로써 자신들이 누구의 설득이나 압박에 의해 하는 게 아니고 자신들 의지에 의해 주도적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 의장은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아버님 생각이 요즘 많이 나느냐”는 질문에 “그 분이 감옥에 갔다 나오신 적도 있고, 선거도 많이 치르시고 대통령 당선되신 날도 뵀지만 그럴 때는 상당히 담담하셨다. 그런데 6ㆍ15 회담을 끝내고 돌아오셨을 때는 굉장히 기뻐하시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아마 평생에 가장 기뻐하셨던 게 아닌가 싶다. 평생 정치를 하셨던 이유가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 때문이었는데 한반도 평화가 정말 이뤄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셨기 때문에 그렇게 기뻐하셨던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평화협정은 미국 의회 동의 얻어야…시간 걸릴 것” 

김 의장은 이번 회담 공동선언문에 꼭 담겨야 할 내용에 대해 “비핵화야 당연히 들어가겠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게 결국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며 “평화로 가는 것이 대세이고 그것을 되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못박는 문구도 들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비핵화의 구체적인 합의는 역시 북ㆍ미 간에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인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선언적인 의미의 비핵화 얘기는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다만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과거의 정전체제를 완전히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으려면 비무장지대(DMZ)ㆍ북방한계선(NLL)ㆍ주한미군도 바뀌게 되고 정전회담에 있었던 내용을 다 바꿔야 되기 때문에 상당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평화)협정이 되려면 미국 정부도 의회 동의까지 얻어야 될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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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또 일본 내 ‘재팬 패싱’ 우려에 대해 “북ㆍ미 회담이 잘 끝나면 아마 북ㆍ일 회담도 추진되지 않을까 본다”며 “그래서 북ㆍ일 관계가 아주 빨리 발전하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일도 생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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