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中관광객 시신 후송에 전용열차 편성…“책임 통감”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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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밤 평양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관광객 사상자들을 후송하는 전용열차를 배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밤 평양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관광객 사상자들을 후송하는 전용열차를 배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 32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신과 부상자 후송을 위한 전용열차를 편성하고 평양역에 직접 나가 전송했다.

2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4월 25일 밤 평양역에 나가시어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사망한 중국인들의 시신과 부상자들을 후송하는 전용열차를 떠나보내셨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최고 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들의 시신과 부상자들을 빠른 시간 안에 중국 국내로 후송하였으면 한다는 중국 동지들의 제기를 받으시고 전용열차를 편성하도록 하셨으며 당과 정부의 책임간부들과 실무일꾼, 의료일꾼들이 동행하여 후송사업을 책임적으로 보장하도록 조치를 취하셨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밤 평양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관광객 부상자를 만나 위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밤 평양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중국인 관광객 부상자를 만나 위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평양역에서 시신 운반 준비상태를 돌아보고 열차에 올라 부상자를 위로했으며, 리진쥔주북 중국대사를 만나 피해자 유가족에 애도와 사과의 뜻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책임을 통절히 느끼고 있다”며 “그 어떤 말과 위로나 보상으로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을 달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 중국 동지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대 사고 조사와 처리를 엄격히 하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고의 재발을 철저히 막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측에 위문 전문과 위문금도 전달했다.

앞서 지난 22일 저녁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등이 탄 버스가 전복돼 중국인 3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고 다음 날 새벽에 바로 주북한 중국 대사관을 방문해 위로하고 “후속 조치들을 최대의 성의를 다하여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중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연이어 직접 나서 파격적인 수습 조처를 하는 모습이다.

또 북한 최고지도부가 국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절히 느낀다”거나 “속죄한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쓰며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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