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수, '원전 반대' 주민들에 폭행당해

중앙일보

입력

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는 부안 군민들이 김종규(金宗奎)부안군수를 집단 폭행했다.

金군수는 폭행 당한뒤 주민들에게 모래와 우유세례도 받았다.일부 흥분한 주민들은 사찰 경내에 주차중이던 군수의 관용차 유리창을 부순 뒤 뒤집기도 했다.

金군수는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를 찾았다가 오후 4시10분부터 25분까지 주민 수십명에게 둘러 쌓여 뭇매를 맞다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군수를 수행한 경찰과 군청직원 10여명도 이 과정에서 부상했으며 金군수는 법당 안으로 긴급 대피했다.

金군수는 이날 오전 11시쯤 이 사찰 스님들과 대화하기 위해 내소사를 찾았고,이 소식을 들은 변산·진서면 등의 주민 6백여명이 몰려왔다.

주민 3백여명은 매표소가 있는 일주문 주변에서 연좌농성을 벌였으며,3백여명은 군수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사찰 경내까지 진입해 “매향노 군수는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낮 12시쯤 金군수는 군청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찰을 빠져 나오려 했으나 주민들이 길을 막아 다시 큰 스님방에 들어가 3시간여 동안 대기했다.

주민들은 오후 3시30분쯤 주민과의 대화를 위해 金군수가 법당 밖으로 나오자 물병과 돌 등을 던져 대화시도가 중단됐으며,곧바로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金군수는 3백여명의 주민들 가운데로 들어가 대화를 시도했으나 수십명에게 둘러싸여 10여분 동안 집단 구타당했다.

폭행후 주민들은 법당 앞에 金군수를 앉혀놓고 ”오늘이 당신 제사날이다“는 등의 폭언을 퍼부우며 원전센터 유치신청 취소를 강요했다.

金군수는 이날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절의 큰 스님인 혜산스님과 원전센터 유치문제 등 지역 현안 을 논의하기 위해 내소사를 찾았었다.핵백지화 부안군민 공동대책위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내소사 주지인 진원스님은 이날 사찰을 비웠었다.

경찰은 이날 15개 중대,2천여명의 병력을 내소사 주변에 배치했으나 사찰 안에는 들어가지 않아 폭력사태를 막지 못했다.

부안=서형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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