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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타' 민유라 "비용 부족하지만…펀딩은 이제 그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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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훈련해야 하지만…펀딩 계획은 없어요."

민유라가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 미디어 리허설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민유라가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 미디어 리허설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평창올림픽이 낳은 '스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23)가 아이스쇼로 한국 팬들 앞에 다시 선다.

민유라와 그의 파트너 알렉산더 겜린(25)은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판타지아 2018'에 나선다. 19일 리허설을 끝내고 만난 민유라는 "오랜만에 미샤 지, 진보양 등 친구들을 만나서 기쁘다. 다같이 함께 아이스쇼를 하게 돼 신난다"며 활짝 웃었다.

민유라는 평창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다. 피겨 단체전 아이스댄스 쇼트댄스 경기 도중에는 유니폼 상의 끈이 풀어지는 아찔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꿋꿋이 연기를 마쳐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언론에 크게 기사가 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평창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아이스댄스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민유라 의상 상의의 끈이 연기 도중 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뉴스1]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평창올림픽 피겨 팀이벤트 아이스댄스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민유라 의상 상의의 끈이 연기 도중 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뉴스1]

경기 후 끈이 풀린 의상을 수습하고 있는 민유라. [중앙포토]

경기 후 끈이 풀린 의상을 수습하고 있는 민유라. [중앙포토]

민유라는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재미동포다. 싱글로 활동하던 그는 2011년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두 명의 파트너를 떠나보내고 만난 게 겜린이었다. 2005년부터 쌍둥이 여동생 대니얼과 함께 아이스댄스 선수로 활동했던 겜린과 힘을 합쳐 평창올림픽에 도전하기로 뜻을 모았다.

미국과 한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던 민유라는 올림픽 도전을 위해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미국 보스턴 태생인 겜린은 올림픽의 꿈을 위해 한국인으로 귀화를 선택했다.

민유라는 평창올림픽 한국 선수단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강릉선수촌 입촌식에서 ‘쾌지나 칭칭 나네’가 흘러나오자 갑자기 뛰어나와 춤을 추며 눈길을 모았고,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선 소향의 '홀로아리랑'에 맞춰 한복 경기복을 입고 나와 피겨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한복과 아리랑으로 주목 받은 아이스댄스 민유라-겜린 조.

한복과 아리랑으로 주목 받은 아이스댄스 민유라-겜린 조.

재미교포 출신인 민유라는 올림픽이 끝나고 미국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그는 "내 방 침대에 누워있는데, '올림픽이 꿈이었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면서 올림픽 때가 그리워 우울하기도 했다"면서 "다시 한국에 와서 이렇게 연기하니 정말 신난다"며 웃었다.

민유라-겜린 조는 평창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스에서 20명 중 18위에 올랐다.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도 출전할 계획인데, 그때는 더 높은 성적이 목표다. 그러려면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한다. 민유라 소속사인 두드림 마케팅의 김택용 대표는 "고난이도 프로그램을 짜고 훈련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걱정이다"고 했다.

매년 20만 달러(약 2억2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데, 아직 공식 스폰서가 없어 민유라-겜린 조는 대부분의 비용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대부분 민유라의 부모님이 비용을 대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 출전한 민유라과 겜린 후원 펀드에 문재인 대통령(Jaein Moon)이 500달러를 기부했다. [고펀드미 캡처]

평창 겨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 출전한 민유라과 겜린 후원 펀드에 문재인 대통령(Jaein Moon)이 500달러를 기부했다. [고펀드미 캡처]

민유라-겜린 펀드에 기부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사진 고펀드미]

민유라-겜린 펀드에 기부한 문재인 대통령 내외. [사진 고펀드미]

그래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고펀드미에 계정을 열고 지원금을 모았다. 처음엔 5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다. 올림픽 기간 5만 달러를 넘어서자 목표액은 10만 달러로 다시 높아졌다. 지난 2월말까지 모은 금액은 총 12만4340달러(약 1억3000만원). 이 계정은 겜린의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거라 모든 금액은 겜린이 가지고 있다.

특히 펀딩엔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참여한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사비 1000달러(약 106만원)를 후원했다. 민유라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후원에 참여한 것을 알게 됐는데, 깜짝 놀랐다.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고마워했다.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 [연합뉴스]

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 [연합뉴스]

펀딩 금액으로도 연간 훈련비로 쓰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민유라와 겜린은 펀딩 계정을 다시 열 계획은 없다. 민유라는 "후원금이 너무 많으면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이 없어진다고 부모님이 걱정하셨다. 이제 마음으로만 받겠다"고 했다.

금전적인 문제는 여전하지만, 민유라와 겜린의 올림픽을 향한 열정은 계속된다. 민유라는 "앞으로 4년 동안 다치지 않고 겜린과 잘 맞춰서 베이징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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