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맛, 한국인이 가장 잘 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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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본사 마일로 박사

"인스턴트 커피는 몸에 나쁘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잘 마시면 보약입니다."

4일 '테이스터스 초이스 웰빙커피'한국 출시에 맞춰 방한한 네슬레 스위스 본사 리서치센터의 크리스챤 마일로(Christian Milo.사진) 박사는 "건강을 생각해 인스턴트 커피를 끊거나 줄이는 일이 없어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 놓은 웰빙커피는 천연 폴리페놀 성분을 일반 커피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인 제품이다. 천연 폴리페놀은 커피에 들어있는 성분으로 세포노화의 근본 원인인 활성 산소의 양을 조절하는'항산화'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일로 박사 연구팀은 'GCoX'라는 특수 공법을 개발해 이 성분을 늘린 커피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제품 연구 시작 단계부터 커피향 등 여러 각도에서 한국인의 입맛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미리 만들어 본 샘플을 한국에 보내 여러 차례 소비자 테스트를 했다. 그만큼 전세계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마일로 박사는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커피시장의 인스턴트 제품 비중이 70% 이상이고 이 가운데 커피믹스 비율이 절반 이상"이라며"믹스커피 신제품의 한국 시장 성공 여부가 전세계 시장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제품의 출시는 이전의 많은 경우처럼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믹스커피가 잘 팔리는 건 왜일까. 한국에선 아침 식사와 함께 여유있게 커피 한 잔을 마시기보다 회사나 학교에 허겁지겁 출근 또는 등교해 급하게 한잔 들이키는 문화이기 때문에 빨리 타먹을 수 있는 믹스커피가 인기라는 것이다.

또 서구인들과 달리 커피나 설탕.프림의 배합량에 대해 개인 취향이 비교적 덜 까다롭다는 점도 규격화된 믹스커피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다고 그는 진단했다. 가정이나 사무실마다 버튼만 누르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정수기가 잘 구비돼 있는 것도 믹스커피가 시장을 지키는 데 한몫 한다는 분석이다.

마일로 박사는 "곳곳에 커피전문점이 등장하고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긴 하지만 한국적 특성인 믹스커피 선호 추세는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맛이 고급화되는 만큼 인스턴트 커피 역시 맛과 향기, 건강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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