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 8000여 곳의 스타벅스 직영매장이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스타벅스 매장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블룸버그, 마켓워치 등은 매장들이 반나절 동안 문을 닫을 경우 약 1200만(약 128억원)~1670만 달러(약 178억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빈 존슨 최고경영자 겸 대표가 직접 사과한 데 이어 매장 휴점 후, 직원 17만5000명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예방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종차별 예방 교육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도 정규 커리큘럼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또 다른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종차별 예방 자료도 만들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시내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2명이 매장 직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연행됐다. 이들이 기다리고 있던 백인 부동산업자가 뒤늦게 도착해 인종차별이라며 항의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수갑을 채웠다.
주변 고객들은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곧이어 조회 수가 수백만 회를 기록했다. 흑인 남성 2명은 무혐의로 풀려났고, 스타벅스는 신고한 직원을 해고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커졌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사건 피해자인 흑인 남성 2명에게 직접 사과했다. 구체적인 사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존슨 대표는 필라델피아 시장, 경찰, 지역사회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이번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ABC방송에 출연해 "부끄러운 일"이라며 거듭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매장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CBS 방송은 16일(현지시간) 해당 매장에 시민 수십 명이 몰려와 항의 시위를 벌이며 "우리는 이 스타벅스 매장이 오늘 하루 돈을 벌지 못하게 하고자 한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신체 검문검색(Stop and Frisk)을 중단하라`는 배너를 들고 매장 내부로 들어와 "스타벅스는 반(反) 흑인 커피"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