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통신] 盧대통령 이미지 부드럽게 바꾸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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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최병렬(崔秉烈)한나라당 대표의 청와대 5자회동 당시 盧대통령은 눈다래끼가 심한 상태였다. 결국 회담 직후 밤 늦게 눈꺼풀을 째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 회담에 임하는 盧대통령은 얼마나 신경이 쓰였을까. 그것을 바라보는 상대방은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날 회동은 서로의 속마음을 열지 못한 채 다툼으로 끝나고 말았다.

일반인이 盧대통령을 기억하는 순간은 대개 TV의 몇 십초 장면이거나 신문 사진을 통해서다. 발췌된 그의 발언과 함께 대통령의 외모와 인상,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은연중 대통령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대개 盧대통령에 대해 "우직함이 강조돼 유연성이 떨어지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느낌"(김호정 국제매너센터 원장), "투박한 질그릇 같다"(장소영 장이미지닷컴 소장)는 평가를 내린다. 인상연구가 주선희씨는 "원래 편안하고 소탈한 성격인데 둥글고 큰 광대뼈에서 강한 자존심과 명예욕이 배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脫) 권위'와는 다소 달리 비춰진 셈이다.

남성의 포인트인 넥타이에 변화를 줘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온다. 金원장은 "盧대통령은 노란색.초록색 등 단색의 솔리드 넥타이를 주로 착용하는데다 넥타이의 폭이 지나치게 넓어 이런 느낌을 준다"며 "직조 자체에 여러가지 색깔이 혼합된 넥타이를 폭이 좁게 매보길 권하고 싶다"고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블루 톤을 지닌 사선 줄무늬 넥타이의 원조였다. 자신의 스마트함과 '상승하는 미국'을 홍보했다. 현 부시 대통령은 단색을 즐겨 맨다고 한다. 김대중(金大中)전 대통령은 붉은색 등 튀는 색상을 착용, 노령과 '독선'의 이미지를 보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盧대통령은 캐주얼 차림을 했다. 하지만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좋았던 시절의 클린턴은 넉넉한 캐주얼 차림이 잦았던 반면 경제가 안 좋은 요즘은 부시 대통령 이하 참모들이 대부분 넥타이 정장으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전문가들은 "盧대통령의 점퍼 차림은 수사반장 식의 경직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즐겨 입는 카키색 재킷이 어두운 느낌을 주는 만큼 '젊은 대통령'의 컨셉트에는 회색 재킷에 연한 블루, 바이올렛(보라색)의 티셔츠 콤비 차림이 최적"이라고 제안했다. "염색해 뒤로 빗어 넘긴 관료형 헤어스타일이 보다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는 지적도 있다.

돈도 안들이면서 盧대통령의 이미지를 바꿀 대목으론 '걸음걸이'가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어깨가 처지고 뚜벅뚜벅 구두를 끄는 듯한 느낌"(金원장), "심하게 흔들리며 걷는 어깨가 약점"(주선희씨)이라고 한다. 보다 당당한 걸음걸이가 효과적이라는 주문이다.

주선희씨의 조언은 흥미롭다. "얼굴의 탄력이 떨어지고 볼의 살이 빠졌다. 화를 다스려 가라앉히고 좋은 얼굴색을 유지해야 한다. 이길 수 있지만 져주는 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러면 좋은 일도 생길 것이다."

최 훈 청와대 출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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