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빚지곤 못살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삼성생명이 1차전에서 우리은행에 패한 빚을 고스란히 되갚았다.

삼성생명은 7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박정은(14득점.8리바운드)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에 안 바우터스(24득점.13리바운드)와 변연하(16득점)가 가세하면서 홈팀 우리은행을 78-66으로 물리치고 1승1패를 기록했다. 3차전은 9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다.

4명의 국내선수가 모두 국가대표로 이뤄진 삼성생명 선수들의 개인기와 자존심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1차전과 달리 우리은행의 타미카 캐칭을 바우터스 대신 박정은에게 막게 했다. 박정은은 효과적인 수비로 1차전에 28득점한 캐칭을 17득점으로 막아내 우리은행의 공격 콤비네이션을 허물었다. 가드 이미선(13득점.5어시스트)은 재치있는 경기 운영으로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삼성생명이 전반을 47-34로 앞서자 우리은행의 플레이에는 '독'이 올랐다. 3쿼터 들어 우리은행의 맹렬한 반격이 펼쳐졌지만 삼성생명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박정은은 우리은행의 홍현희(15득점)가 막무가내로 골밑으로 파고들자 캐칭을 김계령(9득점)에게 맡기고 수비에 나서 3쿼터 무득점으로 제압했다. 슛이 호조를 보인 바우터스는 6분쯤 3점슛까지 던져댔다. 바우터스.변연하의 연속골이 터진 3쿼터 종료 직전 67-47, 20점차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우리은행은 1차전에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후 방심했는지 특유의 투지와 집중력이 보이지 않았다. 무리한 개인 플레이가 삼성생명의 수비에 막히면서 개인기의 열세를 드러냈다. 1쿼터를 19-24로 뒤진 우리은행 선수들은 2쿼터 들어 캐칭에게 볼을 집중시켰다. '자신없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캐칭의 슈팅도 1차전만큼 정확하지 못했고, 빗나간 슛은 번번이 삼성생명의 반격으로 이어졌다.

이날 2차전에서는 삼성생명 선수들의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2쿼터 8분쯤 이미선이 우리은행의 이종애~조혜진으로 연결되는 횡패스를 끊어 속공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이미선은 우리은행의 이 패스를 눈여겨 보다가 세번째 같은 패스가 나오자 어김없이 끊었고, 이후 우리은행은 코트 반대편으로 전환하는 패스보다는 캐칭에게 볼을 주고 처분에 맡기는 단조로운 플레이에 의존해야 했다.

춘천=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