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3분기 실적이 '주가 이정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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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상승 열기를 식히고 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770선을 뚫기도 했지만 결국 전 주말보다 2.08포인트(0.27%)오른 761.55에서 멈춰섰다.

미국 경기가 꾸준히 회복되는 한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겠지만, 주가지수 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의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트리플위칭데이(9일)와 추석 연휴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증시는 거래일이 이틀에 불과한데다 트리플위칭데이로 장을 마감한다. 매물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의 잔고가 9천3백억원이나 대기중이어서 현물시장에도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단발적 요인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는 것은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아시아 지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나고 기업 실적이 좋아져 주가도 올라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 2월부터 8개월째 오르고 있다. 강세장으로 기억되는 1999년에도 이렇게 계속 오른 적은 없었다. 미국 경제가 일자리 증가가 없는 불안한 경기회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투자.소비.생산 등 성장의 핵심지표들이 분명 호전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도 활발해 미 주식형 펀드는 5주째 순유입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과 관련 깊은 인터내셔날 주식형 펀드에도 13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하지만 이 돈이 국내 증시로 계속 들어올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경기 회복이 기대 이상으로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대만과 한국 증시로 보내던 돈을 최근에는 일본 증시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주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도 반도체 경기회복 가능성에 따라 외국인들의 관심이 여전하다.

이와 달리 국내 경제는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9.5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부동산 과열이 잡혀 증시로 부동자금이 돌아올 때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3분기 기업실적이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적 호전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는 유일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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