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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추념식, 정부 주도 행사로 거행…오전 10시 1분간 묵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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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ㆍ3평화기념관을 찾은 추모객들이 4ㆍ3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 프리랜서 장정필

제주4ㆍ3평화기념관을 찾은 추모객들이 4ㆍ3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 프리랜서 장정필

제70주년 4ㆍ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ㆍ3평화공원에서 거행된다. 행정안전부 주최, 제주도 주관의 이번 추념식은 식전행사로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의 종교의례, 진혼무, 합창, 공연이 이어진다. 이번 추념식은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다섯 번째 치러지는 정부 주도 행사다.

본행사가 시작되는 오전 10시부터 1분간 4ㆍ3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 사이렌이 추념식장을 비롯한 제주도 전역에 울린다.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제주도민들이 4ㆍ3 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갖게 하려고 사이렌을 울리는 것은 올해 처음이다.

제주 4ㆍ3사건은 1948년 이념 갈등이 정부의 과잉진압으로 이어지면서 무고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비극을 말한다. 4ㆍ3사건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에 달하는 2만5000∼3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본행사가 시작되면 4ㆍ3 당시 430여 명이 한꺼번에 희생된 북촌리 사건을 모티브로 한 ‘순이삼촌’이란 소설을 쓴 현기영씨가 ‘4ㆍ3 70주년에 평화를 기원하면서’라는 제목의 추모글을 낭독한다.

4ㆍ3 피해 조사를 처음 시작한 제주도의회의 장정언 전 의장, 4ㆍ3 당시 임시수용소에서 태어난 송승문 제주4ㆍ3희생자유족회 배보상특별위원장, 고희순 4ㆍ3희생자 유족부녀회장, 제주 출신 소프라노인 강혜명 4ㆍ3 홍보대사, 김은희 4ㆍ3 희생자 유해 발굴 기여자 등 10명이 애국가를 선창한다.

4ㆍ3 희생자 유족인 이숙영씨는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를 낭독한다. 학교 교장이었던 이씨의 아버지는 때 총살당하고, 음악교사였던 오빠는 행방불명됐으며, 그 와중에 어머니도 유명을 달리했다.

마지막으로 제주4ㆍ3유족합창단과 참석자들이 4ㆍ3의 아픔을 그린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처음으로 합창한다.

본행사가 끝나면 제주도민을 비롯한 전국 각지, 일본 등지에서 온 참배객들이 헌화ㆍ분향하고,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석 등을 돌아보며 영령의 명복을 빈다.

추념식에는 4ㆍ3 생존 희생자 100여 명과 희생자 유족 등 모두 1만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여야 지도부도 추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제히 제주를 찾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제주 4ㆍ3사건’ 추념식에 참석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도 제주 4ㆍ3 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 역시 추념식에 참석하려고 제주로 향할 예정이다.

추념식 전국 생방송은 KBS1이 맡는다. 제주로 내려가 거주 중인 가수 이효리씨가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루시드폴이 기념 공연을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주제로 예년의 어두운 느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지금까지 4ㆍ3의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도록 헌신해 온 분들께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행사 참가자들을 위해 제주공항에서 4ㆍ3평화공원까지 정규 노선버스 운행을 늘린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장소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 19대와 유족용 버스 97대도 운행한다. 교통정보를 포함한 추념식 관련 자세한 사항은 제주도 홈페이지(http://www.jeju.go.kr) ‘4ㆍ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를 클릭하면 알 수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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