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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은 어려워'…민주당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 당황시킨 질문은?

중앙일보

입력

질문들을 빡세게('힘들게'의 속어) 많이들 하시네." (박원순) 

면접은 항상 떨리는데 잘 봐야죠." (우상호)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 지원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면접심사를 치렀다. 현역 의원, 전·현직 시장 등도 면접장에 들어갈 땐 자못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면접장을 나와서는 미소를 되찾았다.

이날 심사는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 49명이 지역별로 순서를 정해 한 명씩 10분 동안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전에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의 예비후보자들이 면접을 치렀다. 본격적인 당 내 경선 경쟁이 시작하면서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 예비후보는 박영선 의원·박원순 서울시장·우상호 의원 순서로 면접을 실시했다. 다음은 면접 직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중 일부.

박영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연합뉴스]

어떤 점을 주로 부각했나?
생각했던 것보다 서울 도시에 관한 전문적인 질문이 많이 나왔다. 제가 도시지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현재 미세먼지 문제 등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저의 대안을 말씀드렸다.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로 수소전기차 도입을 주장했다.  
예상치 못한 당혹스런 질문도 있었나?
(미소지으며) 그런 건 없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는 하기로 합의를 한 건가?  
그렇다. 세 사람이 정책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10분 면접이 너무 짧지는 않았나?
그래도 질문하실 건 다 하시던데.

박원순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스스로 면접 총평을 해본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올 질문 다 나온 것 같고 저도 나름 잘 대답한 것 같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사실상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오는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님과는 '아름다운 재단' 이후 깊은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저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결단에 대해 지금도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서울시도, 당적도, 서있는 위치도 달라졌다.
안철수 위원장의 양보에 대한 질문도 나왔나? 뭐라고 답했나?
그 질문도 있었다. 저는 민주당 후보라고 답했다.

우상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연합뉴스]

면접 잘 본 거 같나?
(웃으며) 잘 봤다.
어떤 질문 받았나?
학생운동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박원순 시장도 처음엔 시민운동가 이미지였는데 제가 대변인 하면서 참신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준 경험을 소개했다. 그리고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주도했던 리더십을 부각했다.
안철수 위원장과 SNS 설전이 있었는데.
학생운동의 순수성을 운운한 것은 사실 조금 분노했다. 한 시인의 시로 대꾸한 건 내 속 얘기를 쓰면 거친 말이 나올 거 같아서 그렇게 했다. 안철수 후보와 내가 동갑인데 그 분이 제게 이런 말씀 하실 위치는 아니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도 학생운동 했는데 문 대통령도 순수성 팔아먹고 정치권 온 게 아니냐는 취지로 일방적으로 매도해서 분노한 것이다.

이어진 경기지사 예비후보 면접은 양기대 전 광명시장,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순서로 진행됐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전 광명시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전 광명시장. [연합뉴스]

(질문도 하기 전에)
제가 먼저 얘기하겠다. 당에 예비후보 간 정책과 도덕성을 검증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도 한 자릿수 지지율로 시작해서 시장에 당선됐다. 정말 공정하고 의미있는 당 내 경선이 필요하다.
상대 후보에 비해서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광명시장 재임 기간 실시한 광명동굴·KTX 역세권 개발, 고교 무상급식 등 성과를 강조했고. 특히 도덕성과 확장성을 말했다. 누구보다 도덕성에서 자신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시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시장. [연합뉴스]

면접에서 어떤 질문 받았고 어떻게 답했나?
경기 도정을 민주당이 탈환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하고, 정권 재창출 돼야 우리 사회가 과거로 안 돌아가기 때문에 지자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깨끗하지만 무능한 진보라는 통념을 깨고 깨끗하면서 우리 삶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제가 유일한 경기지사 필승 카드라고도 말했다.
예상된 틀 안에서 질문이 나왔나?
그렇다. 거의 뭐 통상적으로 하는 질문이었다. 다만 준비를 많이 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10분이라 짧아서 충분히 설명할 시간은 없었다.
도덕성 검증을 위한 TV토론 등 제안에 응할 생각은?
후보들 차원이 아닌 당 차원의 규칙을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전해철 의원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연합뉴스]

어떤 질문과 대답이 오갔나?
상식적인 질문보다 필요한 질문이 나왔고 저는 진솔하게 답했다.
예를 들자면?
제가 당이나 국회에서도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굳이 도지사 선거 나갈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저도 1월부터 고심한 부분인데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 국정 과제 중 하나가 지방자치와 분권인데 그 역할을 마다해선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후보로서 경쟁력이 있는지 질문은 안 나왔나?
일단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선 본선으로 들어가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답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 대통령 핵심측근을 일컫는) '3철'로 불리는 이미지에 대해선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모셨던 일이 공격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말 할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실시한 면접심사 결과와 앞서 진행한 서류심사 결과,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단수공천 또는 결선투표 실시 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성호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선거 초반부터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난다"며 "우리는 '원팀'이니 네거티브는 하지 말아달라"고 예비후보자들에게 강조했다.

송승환·성지원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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