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만만찮은 공해로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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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체나 전자제품에 영향을 주는 불필요한 전자파(뇌파)에 대한 대책과 연구가 시급하다. 최근 갖가지 전자기기가 등장하면서 불필요한 전파를 발생시켜 컴퓨터의 오동작을 일으키는등 혼란을 가져와 「전파스모그」란 공해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발생>
지구공간은 자연이나 인공적으로 발생한 전파로 덮여있다. 번개나 태양등에서도 전파는 발생된다. 그러나 이런 자연전파는 통신이나 전자기기에 큰영향을 주지않는다.
과성이거나 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초고압송전·방송·항공기·지하철·자동차등 모터나 전기 스위치를 대량으로 쓰는 장치에서 나오는 쓸데없는 전파다.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경우는 점화장치에서, 지하철이나 전기면도기등은 모터의 회전시 전파가 발생된다.
더우기 요즘에는 리모컨장난감·무선전화·무전기등 전파이용이 급격히 늘어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전파속에 묻혀사는 셈이다.

<영향>
불필요한 전파는 우선 전자장비에 타격을 준다.
진공관을 쓰던 때는 외부의 전파에 별로 영향을 받지않았으나 최근의 반도체부품은 전자파에는 약한 특성을 갖고있다. 외부전파에 쉽게 흔들려 엉뚱한 데이타를 만들거나 지워버리기도 한다.
특히 음성·부호·화상을 디지틀신호로 보내면 부호가 뒤바뀌어 전혀 다른 신호를 송신하기도 한다.
또한 전송로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전류가 흐르면 순간적으로 전압이 올라가 부품에 충격을 준다.
주변의 공업용 자봉틀이 작동하면 라디오나 TV에서 잡음이 심하게 나는 것도 전기적 잡음이다.
이렇게 전파가 핵심부품에 이상 신호를 주면 중대한 사고를 유발한다.
얼마전 서울S아파트에서 일어난 엘리베이터사고도 전파스모그의 영향임을 「완전히」배제할 수는 없다. 엘리베이터 제어기의 반도체가 외부전파의 영향으로 순간적으로 오작동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84년 서독 뮌헨부근 전파송신소가 밀집된 지역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었다. 사고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비행기내의 컴퓨터가 강력한 전파의 간섭으로 멋대로 작동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도 무선전화기를 쓰는 가정에서 쓰지도 않는 전화가 동작하고 혼선이 일어나는 예가 적지않다.
한편 레이다나 전자레인지에서 쓰는 주파수가 높은 고주파는 인체에도 심각한 해를 입히는데 주파수 30메가헤르츠 이상의 전자파는 가열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초기 미해군함정에서는 레이다앞을 지나가던 대원이 원인모를 화상을 입었다. 그후조사결과 고주파의 가열작용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전자레인지가 개발되었다.

<안전대책>
국내에는 아직 각종 전기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다. 그러나 일본은 86년부터30메가헤르츠 이상의 전자파는 누설을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도 컴퓨터 터미널등에서 나오는 각종 전자파에 허용기준을 설정했다.
심지어 질병 진단에 널리 쓰이는 초음파도 1백% 안전을 보장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체신부 전파관리국 강덕근기좌 (42) 는『전파연구소를 중심으로 전자기기의 불필요한 전파발생과 대응대책·누출기준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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