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식목일은 '빨간 날' 아니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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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 김정미(27.여)씨는 며칠 전 친구와 작은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다음달 5일 식목일에 쇼핑을 가자는 김씨의 제안에 친구가 "노는 날이 아니라 갈 수 없다"고 대답한 게 발단이라고 합니다. 김씨의 휴대전화 안에 있는 달력엔 식목일은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친구의 수첩엔 다른 평일과 똑같이 검은색이었습니다. 김씨와 친구는 함께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식목일은 올해부터 공휴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됐지요.

김씨처럼 아직도 식목일을 '빨간 날'로 착각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겁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올해부터 공휴일에서 식목일을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휴대전화 달력이나 탁상용 달력 등엔 올 식목일이 공휴일로 표시된 것이 많습니다. 휴대전화 달력의 경우 내장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지 않는 한 식목일은 공휴일로 표시될 겁니다.

식목일을 쉬는 날로 알고 가족 나들이나 집안 대소사 등 약속을 잡은 사람들도 낭패를 보고 있답니다. 회사원 송모(32)씨는 식목일 가족과 부산에 놀러가기로 하고 고속철도(KTX)를 예약했다가 공휴일이 아닌 것을 알고 곧 취소했지요. 철도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5일 예약률(4.2%)이 4일(3.8%)과 6일(3.9%)보다 높습니다. 공휴일로 착각하고 예약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깁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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