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립고 수업료 대학과 맞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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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의 대도시 사립 고등학교 수업료가 연간 2만 달러(약 2000만원)에 달해 중산층 가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고등학교 12학년(한국의 고3에 해당)의 수업료 중간치는 2001년도보다 14.5%나 오른 1만6970달러였다. 뉴욕.워싱턴.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 사립학교 수업료는 이미 2만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다. 뉴욕의 경우 사립 고등학교의 연간 평균 수업료는 2만7200달러다. 내년에 명문고들은 3만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올해 2만8390달러였던 뉴욕의 명문 트리니티스쿨은 내년에는 3만170달러를 책정해 놓고 있다. 이 학교의 부설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려면 1년에 무려 2만7000달러를 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웨스트리지 여고의 올해 수업료는 지난해보다 6.8% 인상된 2만2000달러였다. 워싱턴의 내셔널캐시드럴 여고의 수업료는 지난해보다 8.5% 오른 2만6826달러다. 사립학교 관계자들은 유능한 교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에너지 비용과 같은 부대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수업료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교육계에서는 수업료 인상이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중산층 출신 학생들은 사립학교 학생의 30~50%를 차지했다. 미 사립학교협의회의 사라 데니놀트 이사는 "수업료가 오르자 중산층 부모들도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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