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개인 비리 아닌 론스타 전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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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30일 "론스타에 개인 비리만 있는 게 아니다"며 "국세청이 탈세 등 비위 행위와 관련해 론스타를 고발한 것은 론스타 자체가 불법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론스타 등 외국계 펀드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관련 자료를 은닉.조작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법인과 관련 당사자를 조세포탈범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개인 임원(스티븐 리 등)에 대해서는 소득세 포탈혐의로 고발했다.

이 관계자는 "국세청의 고발 사안에 대해 론스타 측이 한국법인 대표였던 스티븐 리의 개인 비리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며 "이는 론스타가 국내에 들어와 저지른 탈세 등 부정한 행위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한 억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븐 리는 미국 내는 물론 동아시아 각국에서 벌인 론스타의 사업을 주도해 와 론스타 안에서 최고위 서열에 올랐던 인물이며 한국법인 대표자였다"며 "그의 위치 등을 감안할 때 그와 연관된 비위는 론스타가 책임져야 할 회사 자체의 비리"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론스타가 일부를 납부했다고 주장하는 추징금은 스티븐 리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론스타의 주장대로 납부한 추징금이 스티븐 리 개인 비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론스타가 추징금을 '대납'해줘야 할 이유도 없지 않으냐"며 "이는 스티븐 리와 연관된 비리가 결국 론스타 자체의 비리라는 것을 론스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가 이례적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론스타 측이 국세청의 검찰 고발 사안을 스티븐 리의 '개인 비리'로 축소해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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