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살림 신·구주류 중도파에 "같이 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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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의 분당이 사실상 결정되면서 신당파와 잔류파 간의 세 다툼이 치열하다. 신.구주류가 '신당 성공'과 '민주당 사수'를 놓고 사활을 건 일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공략 대상은 중도파. 여기에 신당창당 주비위(籌備委)는 외곽의 신당 세력과 연대를 모색 중이다. 구주류는 신당파의 움직임을 '해당 행위'라고 비난하며 이탈 최소화에 노력 중이다.

◇"세 확산은 시간 문제"=창당 주비위 인사들은 7일 옛 올림피아호텔에서 신당 워크숍을 연다. 이 워크숍에 중도파를 대거 참여시킨다는 게 신주류 복안이다. 이러면 대세를 잡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5일 창당 주비위 모임을 마친 이상수(李相洙)총장은 "중도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다수 의원들의 동참은 시간 문제"라고 자신했다.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추석 전까지 43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중도파인 송석찬(宋錫贊).김태홍(金泰弘)의원이 탈당계를 주비위에 제출하며 합류했다. 신당 추진 의원수는 33명으로 늘었다. 중도파인 김근태 고문이 곧 합류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외곽의 신당 세력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응원'에 나섰다. 통합연대 이우재(李佑宰)의원은 "민주당 신당 논의가 본궤도에 왔으니 강물이 바다에서 만나듯 우리 소망이 이뤄질 것"이라고 반겼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대표도 "범 개혁정당의 닻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행위 말고 나가라"=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 등 구주류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다음주 초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구주류가 다수인 최고회의에서 주비위 참여 당직자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당 정상화 대책기구'를 결성키로 했다.

구주류는 마비 상태에 빠진 당을 추스른다는 명분을 내세워 정대철(鄭大哲)대표가 이 기구의 중심이 돼달라고 할 방침이다. 중도파의 참여도 설득한다는 계산이다.

또 주비위에 참여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지구당 위원장직 탈퇴를 요구하고 불응시 해당 지구당을 사고 지구당으로 지정해 신당파를 압박키로 했다. 구주류는 이어 10월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인재 영입, 당 개혁기구 신설도 계획하고 있다.

◇"분파 모임 중단하라"=중도파는 신주류의 신당창당 주비위 활동 중단과 구주류 모임의 해체를 촉구했다.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조순형(趙舜衡) .김상현(金相賢) 고문, 추미애(秋美愛)의원 등 6명은 오전 조찬회동에 이어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창당 주비위 구성은 분열주의 노선이자 또다른 지역주의의 시작"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전날 폭력사태 직후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근태 고문을 위로 방문하는 등 세 불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중도파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 조짐이다. 이미 송석찬.김태홍 의원이 주비위에 합류했다. 김덕규(金德圭)의원 등도 신당에 합류할 태세다.

중도파를 대표해온 김근태 고문은 신당 행을, 조순형 고문은 잔류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중도파는 와해될 전망이다.

신용호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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