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KN-TV 「치외법권」서 특혜 누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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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AFKN-TV가 미국의 해외주둔군 방송으로는 독보적이라 할만큼 치외법권지대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운영방식이 개선돼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최근 반미·자주화논의가 활발한것에 의해 촉발된 것이면서 동시에 AFKN-TV가 한국의 문화주권을 침해, 방송을 통한 「문화종속」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각성이 높게 일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방송전문가들은 AFKN-TV가 누구나 시청가능한 VHF(초단파)채널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전파나 프로그램이 다같이 국내법의 규제를 전혀 받지 않은채 미국의 이데올로기와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국내 시청자들에게 침투시키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AFKN-TV가 이땅에 전파를 쏘아올린 것은 지난57년 (라디오는 50년10월).
현재 AFKN-TV는 83년부터 위성을 통해 미국국내의 TV프로를 직접 수신하며 방송시간은 19시간으로 국내 KBS·MBC-TV보다 무려 8시간이나 많다.
AFKN-TV의 주목적은 주한미군에게 미국정부의 가치와 이념을 이해시키고 공산주의의 위협을 인식시키는 한편 군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
문제는 이렇게 철저하게 미국의 국익을 수행하는 AFKN-TV가 VHF채널을 쓰고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과 서독의 미군방송이 UHF(극초단파)또는 케이블TV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 파격적이라는 것.
따라서 AFKN-TV가 주한미군 4만명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면서 한국이 ITU(국제전기통신연합)로부터 할당받은 VHF채널 7개중 KBS·MBC의 5개채널 외에 AFKN-TV가 1개를 사용, 여유분이 1개채널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민웅교수(한양대)는『ITU로부터 할당받은 귀중한 VHF주파수를 미군과 그 가족등 일부 소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논리에 어긋난다』며『AFKN-TV는 케이블 TV가 합당하며 아무리 양보해도 UHF이상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우용교수(외대)는 AFKN을 가리켜『군사망을 통한 미디어제국주의의 첨병』이라고 지적,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청자의 80%이상이 「가끔씩」이라도 AFKN-TV를 보고있어 전국민의 미국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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