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버디 사냥…해외파 "몸 풀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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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활짝 개어 코스가 어느 정도 정상을 되찾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초청된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실력을 발휘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

지난해 LPGA 신인왕에 오른 미국의 베스 바우어(23)는 5일 부산 아시아드골프장(파72.5천6백92m)에서 계속된 아스트라컵 제17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3언더파(버디 4개, 보기 1개)를 쳐 중간합계 3언더파 1백41타로 아마추어 송보배(18.제주 삼성여고)와 함께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7위를 차지한 국가대표 송보배는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낚는 완벽한 경기를 펼쳐 최종 3라운드에서 바우어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송보배는 지난해 마주앙여자오픈에서 2위, 올해 퀸시리키트컵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한 유망주다.

장타자 박지은(24)은 5개의 버디(보기 2개)를 잡아내며 3타를 줄여 합계 이븐파를 기록, 공동 5위로 부상했고 한희원(25.휠라코리아)도 2언더파를 쳐 박지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지은은 경기 후 "오늘은 페어웨이가 정상이어서 경기하기에 좋았다. 버디 기회를 8~9차례 잡았지만 퍼트가 계속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고 말했다.

한희원(25)은 "코스 컨디션이 어제보다 훨씬 좋아져 그린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내일 비가 오지 않고 그린도 좀더 빨라지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필드의 패션모델' 강수연(26.아스트라)은 합계 1오버파로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여고생 프로 이선화(CJ.17)는 합계 1언더파로 전미정(21.테일러메이드)과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올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미나(22)는 이틀 연속 부진을 보여 합계 11오버파로 컷(기준 9오버파)을 통과하지 못했다. 3라운드에 진출한 61명의 선수들 중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10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 "애인보다 보스가 잘해야죠"

○…한희원의 캐디인 션 클루스(30.호주)는 애인 사이인 베스 바우어가 선전하자 희색이 만면했다. 한희원이 먼저 경기를 마쳐 클럽하우스에 있다가 바우어의 단독선두 소식을 들은 클루스는 "나는 보스(한희원)가 더 잘 치기를 바란다"면서도 계속 싱글벙글이었다. "바우어에게도 가끔씩 조언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둘이 있을 때는 일절 골프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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