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따올게요" 女월드컵 대표 美 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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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현재 한국 남녀 축구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어디쯤 될까. '월드컵 4강'에 빛나는 남자가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을 법하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남자는 29위지만 여자는 '당당히' 25위다. 물론 비교 자체가 무리긴 하지만 어쨌든 여자축구의 국제적 위상은 생각보다 그리 낮지 않다.

오는 21일 개막되는 2003 여자월드컵축구대회 출전을 위해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 여자축구대표팀의 안종관 감독이 "목표는 8강"이라고 했을 때 가볍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그렇지만 8강의 길은 험하다. 한국이 속한 B조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랭킹 2위 노르웨이는 미국과 함께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다. 브라질(6위), 프랑스(9위)도 모두 쟁쟁하다.

그나마 2001년 베이징 유니버시아드에서 4-3으로 역전승한 전력이 있는 프랑스가 해볼 만한 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2위로 8강에 올라가기는커녕 '1승만 건져도 기적'이라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그러나 안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다. 안감독은 지난 2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훈련센터(NF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제몫만 해준다면 8강도 가능하다. 결코 진다고 전제하는 경기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월드컵 예선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황인선(INI스틸)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첫승을 알리는 골을 넣고 싶다"며 칼날을 벼리고 있다. 최고참 이명화도 "공은 둥글다. 지켜봐 달라"며 전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이다.

대표팀은 멕시코(11일), 아르헨티나(14일), 러시아(17일) 대표팀과 차례로 친선경기를 한 뒤 18일 워싱턴 DC로 이동해 브라질과 본선 첫 경기를 갖는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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