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앞둔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 창립자 라저러스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18.03.23 08:04

업데이트 2018.03.23 10:20

폐점을 앞두고 있는 북미 최대 완구 유통업체 토이저러스(Toys“R”Us)의 창립자 찰스 라저러스가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94세.

토이저러스 창립자 찰스 라저러스.

토이저러스 창립자 찰스 라저러스.

라저러스의 가까운 친구이자 토이저러스의 전 CEO 마이클 골드스틴은 이날 언론에 라저러스가 22일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토이저러스는 성명서에서 “지난 몇 주간 슬픈 소식이 있었지만 창립자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일보다 가슴 아픈 건 없다”고 말했다.

장난감 슈퍼 창업, '산타를 이긴 남자'
94년까지 현역..토이저러스는 영업 부진으로 폐업 절차

라저러스는 완구 업계에서 ‘산타를 이긴 남자’로 전해진다. 슈퍼마켓형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생기면서 이전까지 크리스마스에만 받는 선물로 여겨졌던 장난감이 사계절 어느 때나 살 수 있는 상품으로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토이저러스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토이저러스 매장. [EPA=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하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라저러스는 제2차 세계대전에 암호해독 요원으로 참전했다. 제대 후 1948년 워싱턴에 어린이 가구점을 오픈, 1957년에는 메릴랜드 교외에 당시로선 혁신적이었던 마트 형태의 장난감 가게 토이저러스 1호점을 열었다. 매장 로고의 좌우가 반전된 “R”은 “아이가 쓴 글씨의 느낌이 나게 하자”는 라저러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토이저러스는 베이비붐 세대의 성장기와 맞물려 큰 성공을 거둔다. 1966년 연 매출 1200만 달러(약 129억 6000만 원)를 기록했고 8년 간 매장 43개를 확장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1987년에 그는 6000만 달러(약 684억 원)의 소득을 올려 포브스가 집계한 최고 수입 경영자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회사는 계속 번창해 세계 38개국에 1600여 개 토이저러스, 베이비저러스 매장이 생겨났다. 라저러스는 1994년까지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이끌었다.

1992년 매장을 찾은 조지 H 부시 대통령(왼쪽)과 함께 한 라저러스. [AP=연합뉴스]

1992년 매장을 찾은 조지 H 부시 대통령(왼쪽)과 함께 한 라저러스. [AP=연합뉴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토이저러스 체인은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의 위세와 온라인 게임의 인기에 밀려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 50억 달러(약 5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에 시달리다 지난해 7월에는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결국 지난 14일 미국 735개 매장, 영국 100개 매장의 문을 닫기로 결정,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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