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베트남으로 출국하며 새해 첫 순방길에 올랐다. 올해 첫 해외 순방 국가로 베트남과 UAE를 선택한 것은 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한반도 신(新)경제 지도’의 주요 거점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전 10시 5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문 대통령은 22일부터 28일까지 5박 7일간 베트남·UAE를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고 미래지향적 발전뿐만 아니라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끌어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국제회의 참석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 '베트남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베트남 방문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축구협회 국가대표 훈련장을 찾아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을 격려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박 감독에게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양국 우호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박 감독은 지난 1월 27일 축구 변방인 베트남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국가로 만들며 '박항서 매직' '박항서 신드롬'을 낳았다. 베트남 정부는 박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3급 노동훈장을 수여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는 숙소에서 베트남 동포 만찬 간담회를 연다. 이틀째인 23일엔 베트남 국부인 호치민 주석 묘소 헌화로 일정을 시작해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다. 이후 쩐 다이 꽝 주석과의 정상회담과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킴 응언 국회의장 등 주요 지도자와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면담 뒤엔 아세안 청년 일자리 협약식과 취업박람회,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같은 날 저녁엔 쩐 다이 꽝 주석이 주재하는 국빈만찬에 자리할 계획이다.
베트남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엔 숙소 인근 서민식당에서 하노이 시민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고, 호안 끼엠 호수 일대 명소를 돌아보며 양국 국민 간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인 뒤 UAE로 출발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진 베트남통신사(VNA)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에 있어 핵심 파트너 국가”라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방문하는 이번 베트남 순방이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구현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모든 측면에서 모범적으로 발전 중인 한·베트남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통해 ‘한·아세안 미래공동체’의 미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빈방문에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영춘 SK그룹 부사장,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박지원 두산 부회장, 김연철 한화 대표 등 전문경영인이 대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유도 베트남이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에서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을 통해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원전 건설 협력을 넘어 미래의 인프라 구축에서 협력 관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